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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더멘털 양호한 신흥국까지…경제위기 ‘대유행’ 의 시대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신흥국 경제까지 경제위기에 ‘전염(contagion)’된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저성장, 고물가의 덫에 걸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치명적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듯했던 미국의 양호한 9월 생산자지수(PMI)도 모건스탠리가 유로존 부실에 전염됐을 것이란 불안감으로 힘을 잃은 모습이다.

연휴 기간에 해외발 악재가 쏟아지면서 4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1700선이 깨지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2일 뉴욕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큰 폭 하락했고, 이는 3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증시 반등이 시작된 2009년 3월 수준으로 증시 시계가 되돌려질 정도다. 10월이면 나올 법한 3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는 눈 씻고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불가피해지면서, 수출이 주력인 신흥국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30일 독일 연방하원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비준도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으며 증시 하락을 부채질했다.

투자심리는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치솟고 있는 국제금리(LIBOR;런던 은행간 콜금리)는 위험자산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을 반영하고 있고, 리보와 초단기외화금리(OIS) 간의 차기(spread) 상승은 금융기관 간 자금조달이 경색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융 부문과 선진국의 문제가 실물 부문과 신흥국으로 전이되고 있다. 양호한 대내외 건전성을 기반으로 선호되던 신흥국과 아시아 국가들 역시 글로벌 경기하강 위험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이는 아시아 통화의 재평가로 연결되며, 특히 중국의 경우 직면한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위안화 강세기조 역시 약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유럽에 가장 많은 수출을 하고 있다. 또 긴축으로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주체들이 민간신용대출시장, 즉 사채시장으로 이동했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 중단과 맞물려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힘으로 연착륙이 가능하다던 지방채 문제에도 부쩍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뜩이나 유럽 리스크로 홍콩에서의 유럽 자금 이탈이 적지 않았는데,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자금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중국과 함께 신흥국의 핵심을 이뤘던 브라질과 러시아 상황도 녹록지 않다. 달러 강세와 중국의 경기둔화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약세로 이어지는데, 자원수출 비중이 높은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브라질과 러시아 모두 ‘비중축소’ 투자의견이다. 브라질을 금리인하 이후 인플레가 높아지고, 대통령 측근 스캔들로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정책 일관성이 떨어질 듯하다. 러시아도 푸틴의 정권 도전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신해소 시점이 지연될 수 있고, 유럽 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 부담도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9월 생산자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실물경제의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실업문제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적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이어 모건스탠리에 대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새로운 악재다. 모건스탠리의 보유위험(CDS프리미엄)은 이미 유로존 재정위기의 직접 영향권인 프랑스 은행들보다 높은 수치까지 치솟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프랑스 은행에 대한 노출은 390억달러이며, 파생상품 포지션은 56조달러로 추정된다. BOA의 문제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관련된 소송, 즉 뒤처리가 문제의 발단이었지만 모건스탠리의 경우 유럽 부실에 대한 ‘노출(exposure)’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위기의 전염 이슈에 해당한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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