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예대마진(금융사가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급한 이자를 뺀 부분)이 또다시 도마위에 섰다. 가계대출 제한 조치 등으로 서민들이 고금리 고통에 시달리는 사이 은행은 대출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를 내려 사상 최대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은 중소기업 및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은행이 올해 짭짤한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총 순이익은 10조원에 달했으며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은행의 호실적은 예대마진 증가 탓이 크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6일 한국은행 및 금융권에 따르면 잔액 기준 예대마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올랐다. 2008년 2.61%에서 2009년 2.80%, 2010년 2.85%로 올랐고 올해는 2.9%를 넘어섰다. 올 들어 1·4분기 2.96%, 2·4분기 2.95%, 지난 8월 현재 2.91%로 다소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억제 조치 이후 은행은 가계대출을 제한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렸다. 반면 예금 금리는 저축은행 사태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은행에 예금이 몰림에 다라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에 은행이 서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쉬운 ‘이자놀음’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과도한 예대마진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예대마진이) 앞으로는 줄어들 것”이라며 “은행이 조만간 보통예금 금리를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볼멘소리다. 적자를 낼때는 “장사를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비난하다가 이익을 내니 예대마진을 걸고 넘어진다는 것이다. 3%가량의 예대마진도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항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억제 조치 이후 대출금리가 0.1% 가량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짧은 시간동안 그정도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이 누릴수 있는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대마진이 지나치게 낮으면 은행산업의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고 너무 높으면 금융소비자 후생이 은행으로 이전돼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정 예대마진이 형성되도록 정책당국과 은행들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차제에 수수료 이익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의 사업구조도 다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도 수익기반을 다각화함으로써 대출 수익에 의존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 / 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