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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 하위 230만 가구 대출상환 불능 상태”
우리나라 전체 가구(1700만) 중 저소득층(소득 1~2분위)에 속하는 230여만 가구가 가계빚 상환 불능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규모별로는 의외로 10억원 이상 자산을 소유한 가구의 가계부채 상환능력이 자산을 적게 가진 가구보다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성남(민주당) 의원이 정부의 ‘2010년 가계금융조사’ 세부 데이터를 제출받아 직업, 소득계층, 자산규모별로 재분석한 결과다. 

10일 이 의원이 공개한 ‘대한민국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빚 상환 능력이 가장 취약한 가구는 소득 하위 20%인 소득 1분위 77만2000가구로, 채무상환 비율(DSR)이 무려 59.3%에 달했다. 대출 원리금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값인 채무상환 비율은 보통 40%를 넘어가면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소득 1분위의 월평균 가처분 소득은 41만5000원인데,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은 24만6000원에 달해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소득 2분위 151만3000가구의 부채 상환 능력 역시 취약했다.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110만8000원,대출 원리금은 49만6000원으로 채무상환 비율이 44.8%에 달했다. 반면 소득 3~5분위 가구의 채무상환 비율은 30%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자산규모별로는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자가구’(42만4000가구)의 채무 상환 능력이 자산이 적은 가구보다 훨씬 더 취약했다. 이들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이 468만5000만원이었지만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은 241만9000원으로 채무상환 비율이 51.6%에 달했다.

이들 중 33만3000가구(78.5%)는 은행에서 평균 2억3147만원을 연 6%의 금리로 대출 받고 있으며, 9만6000만가구(22.6%)는 비은행금융기관으로부터 연 6.8%의 금리로 평균 4890만5000원을 대출 받았다.

부자가구들은 주로 거주 주택 등 부동산과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자산도 있고 소득도 있으면서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많이 일으킨 것으로 보아 부자가구 중 상당수가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있는 것이라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부자가구들이 가계빚을 줄이려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유동화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부동산 거래 활성화 여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거시 건전성 관리 차원에만 매몰돼 있어 대출상환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5일 ‘가계부채발 복합불황 가능성’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책당국은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금리인상ㆍ총량규제와 같은 거시ㆍ규제적 접근을 하기보다는 가계의 입장에서 미시ㆍ시장적 접근을 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은 무리하게 가계부채를 회수하지 말고 가계의 원리금 부담 축소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미국 상업은행의 프라임모기지론 형식으로 20~30년 장기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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