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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남’ 제작진이 직접 밝히는 성공요인
성공한 사극 KBS ‘공주의 남자’ 제작진은 17일 괌으로 포상 휴가를 떠난다. ‘공남’은 사극으로는 드물게 멜로의 애절한 힘이 발휘돼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기쁨을 주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구성과 캐릭터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세령(문채원)과 승유(박시후), 두 젊은 남녀는 서로 가까워지는데 이들 부친인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갈등은 깊어만가는 ‘대비’가 돋보여야 했다.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건, 수양이 권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기 보다는 구성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세령과 승유가 부모간의 갈등을 모른 채 해맑은 모습으로 가까워질수록 안타까움을 더하게 된다. 제작진은 캐릭터의 현대화를 병행했다고 했다.

정치와 로맨스의 균형감이 중요했다. 정치 이야기로만 읽혀서도 위험하고 로맨스로만 받아들여도 위험했다.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구성으로 긴장과 몰입을 유도했던 것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승유와 세령의 멜로에 감정이입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구성으로 몰입을 유도한 제작진의 전략은 반은 성공했으며 반은 실패였다고 자평했다. 종반부에서 늘어진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 제작진은 “승유가 부친인 김종서를 죽인 세조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시원하지 못하고 늘어진 부분이 있었다. 승유를 히어로로 만들지 못한 아쉬움이 든다”면서 “사건을 잘 짜 구성을 치멸하게 해 승유의 복수가 실패해도 긴장감을 줄 수 있어야 했는데, 이 부분에서 급하게 넘어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종(이민우)이 거사 실패로 죽는 과정에서의 생략도 많았다는 것.

승유가 사랑과 복수중 한쪽을 택하면 사랑받는 인물이 되기 힘들다. 사랑만 택하면 패륜이 될 수도 있고 복수만 택해도 남는 건 허무다. 그러니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갈등하다보니 치밀하지 못해 답보 상태에 빠진 적도 있었다.

제작진은 승유를 실패를 거듭해도 다시 일어나는 인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승유가 히어로가 되어야 하는냐, 히어로가 아니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어차피 히어로가 될 수 없다면, 실패해도 다시 도전(싸움)을 만들어내는 인물이어야 했다. 승유는 세조 목에 칼을 들이대기도 했다. 비록 내려치지는 못했지만. 제작진은 승유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과정에서 사랑의 힘, 사랑이 상대를 배려하게 하고, 상대의 뜻을 이해하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살아나 시청자들은 먹먹하면서도 기쁘게 볼 수 있었다. 가령, 세령이 감옥에 있는 승유에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건 그 분(승유)의 뜻까지 존중한다는 뜻이다.

제작진은 박시후와 문채원은 놀라울 정도로 연기에 몰입했다고 한다. 특히 피빛얼굴의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혼신을 다해 연기하고 표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낸 박시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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