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산업이 한류 도움을 받는다는 건 주객전도입니다. 한류스타들 근사한 모습, 뷰티인들 없었으면 불가능합니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그 한류스타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국내 뷰티인들의 손길이 스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게 김덕성<사진> 미용산업협회장의 말이다. 이달 28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대한민국 뷰티디자인 엑스포’(이하 ‘뷰덱스’) 조직위의 부위원장을 맡은 김덕성 협회장은 시내 중심가의 수많은 화장품가게에 해외 관광객들이 북적거리는 이유는 한류 영향도 있지만 국내 뷰티제품의 우수함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미용산업이 정부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정된 것은 불과 2년 남짓이지만, 이미 국내 뷰티 기술과 제품들은 세계 톱클래스 수준에 도달해 있었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분류되는 뷰티산업은 단순히 상품 제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집약적 서비스, 기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뒤를 이어 발생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뷰티관광까지 합세해 그 규모와 범위가 더욱 방대해졌다. 미용인구를 추산하는 일도 쉽지 않다. 국내에만 300만명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뷰티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집중 육성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국 미용산업의 세계적인 기술과 제품력에 비하면 ‘뷰덱스’와 같은 미용전시회가 이제 3회를 맞이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도 후발주자로서 뷰티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광저우 시는 이미 ‘미박성’ 이라고 하는 상설 뷰티센터를 만들고 제품전시ㆍ뷰티쇼 등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을 연중 맞이하고 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보다 최소 5~10년은 뒤떨어져 있다고 여겼던 중국의 뷰티산업이 최근 급격하게 발전하는 것에 주목했다. 특히 충칭(重慶) 시는 도시 전체를 뷰티종합단지로 만드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미용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협회 실무자들은 ‘뷰덱스’가 끝나자마자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일본과 한국은 이제 거의 차이가 없어 경쟁하는 관계이고, 중국은 미용시장으로서 굉장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그게 이번 엑스포 프로그램 중 3개국을 비교하는 ‘한ㆍ중ㆍ일 글로벌 뷰티 쇼’를 만든 취지입니다.”
드라이기를 비롯한 무수한 미용기기들과 화장품 등이 이미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고, 우수한 기술력은 각종 세계 대회를 휩쓰는 인재들이 증명해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도 뷰티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인식, 국가 차원의 지원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관 주도의 행사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민간이 주도하는 원년으로, 국내 뷰티계를 이끄는 리더들이 총집합했다.
“갈 길이 멀어요. 미용기기와 의료기기 분류ㆍ지정 문제도 아직 공방이 계속되고 있어요. 산업발전 자체를 저해하는 법과 제도부터 정비됐으면 합니다. 우수한 제품과 인재들이 해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남은 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뿐입니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