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이 있어온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의 반일(反日) 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이 일본의 한국 아동문학 연구자에 의해 발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한국 아동문학 연구자인 나카무라 오사무 씨는 최근 출간된 ‘이원수와
한국 아동문학’(창비 펴냄)에서 이원수의 해방 전 작품 31편과 해방 후 작품 3편 등 총 34편의 작품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 중 1930년 8월 22일 조선일보에 실린 ‘화부(火夫)인 아버지’는 이원수 문학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아버지여 힘미더하소서/그늘에서 덤비는 敵으로 해서/우리의 ‘삶’이 이다지 험한줄아는/이아들은 젊습니다”(‘화부(火夫)인 아버지’ 중)
나카무라씨는 “이원수 선생의 식민지 지배 체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반기(反旗)라는 뜻에서 아주 중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첫 작품 활동시기도 앞당겨졌다. 이원수는 1911년 경남 양산 출신으로 15살 때 ‘고향의 봄’이 ‘어린이’ 잡지에 당선,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13살 때인 1924년 ‘신소년’ 4월호에 ‘봄이 오면’을 발표, 이 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나는나는 봄이오면/버들까지 꺽거다가/필이내여 입에물고/라라라라 자미잇서”(
‘봄이 오면’ 중)
10년 동안 신문, 잡지에 게재된 작품과 평론 등의 자료를 수집해왔다는 나카무
라 씨는 “‘봄이 오면’은 그의 창작 개시 시기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제공할 수 있
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수는 1942년 조선금융조합연합기관지인 ‘반도의 빛’에 발표한 ‘지원병을 보내며’라는 친일작품을 발표하고, 당시 농민을 수탈하기 위한 일제의 고리대부기관인 함안금융조합에 근무한 점 등의 경력으로 인해 친일인명사전에 올랐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