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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고있는 너의 얼굴…정말 행복한거니?
김지희 청작미술상 기념전
얼굴을 덮을 듯한 커다란 선글라스를 쓰고, 뭐가 그리 좋은지 교정 중인 치아를 온통 드러내며 활짝 웃는 퍼머 머리의 여성. 동그란 선글라스 렌즈 위에는 샤넬, 페라리, 구찌, 루이비통의 명품 로고가 뒤덮여 있다. 젊은 여성작가 김지희(27)의 작품이다.

김지희는 행복한 척, 유쾌한 척 판박이 같은 함박웃음을 띤 인물을 경쾌하게 그린다. 그러나 여성들은 마음의 창인 두 눈을 가린 채, 가면 뒤로는 고독을 안고 살아간다.

올해 제6회를 맞는 청작미술상의 최연소 수상자로 선정된 김지희 작가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이화여대 동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한지를 여러 장 겹쳐 두꺼운 평면을 만든 뒤 전통재료로 톡톡 튀는 인물을 그린다. 동양화와 팝아트의 상큼한 접목을 시도한 것.

작가는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들 활짝 웃고 있지만 사실 그 외면 뒤론 저마다 고독과 애환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희의 ‘봉합된 미소’ 연작에서 치아를 꽉 조이는 교정기는 억압을 상징한다.

또 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한 명품 로고는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헛된 욕망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꼬집는다. 따라서 인물들은 사회의 천편일률적인 틀에 맞춰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인 셈이다.

특이한 점은 그 팍팍한 자화상이 어둡지 않고, 밝고 화사하다는 점이다. 젊은 작가다운 풍자인 셈.

미국의 미술평론가 조너던 굿먼은 “김지희는 순수한 즐거움과 무사태평한 경험이란 가면 뒤에 감춰진 것에 관심이 많다. 가벼운 즐거움에 내맡겨진 지루한 삶을 미묘하게 비판한다”고 평했다.

전시는 11월3일까지. (02)549-3112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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