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책메모집 건네
지하철등 대중교통 이용
가락동 등 바닥표심 훑기
박원순 ‘마지막 강행군’
자정 대리기사들과 만남
새벽시장 곳곳 방문…
서민대상 스킨십 유세 행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5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무소속) 후보는 대규모 유세를 펼치면서 막판 표심잡기에 사력을 다했다. 그런가 하면 두 후보는 그동안 불거진 상대방 진영의 네거티브 공세를 차단하느라 혼신의 힘을 쏟았다.
▶安風에는 朴風으로=이날 나 후보는 서울 중구 태평로 캠프를 방문한 박 전 대표로부터 수첩 하나를 건네받았다. 박 전 대표가 선거운동기간 서울 곳곳을 누비며 자필로 작성한 내용이 담긴 수첩이다. 여기에는 보육시설 확충과 수출의 길 확장 같은 근로자의 건의, 교원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노량진 고시생의 조언 등이 빼곡히 담겼다.
박 전 대표가 시민과 만나며 나눈 의견을 “우리 나 후보에게 꼭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며 확실한 신뢰를 표시한 셈이다. 전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 캠프를 방문한 것에 대한 맞대응 격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박 후보와 안 원장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나 후보는 상대방의 공세를 적극 해명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박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양대 축인 민주당에 독(毒)이 될 것”이라고 했고, 선대위의 조직총괄본부장 김성태 의원은 안 원장의 지원에 대해 “박 후보가 애초 안 원장 없이는 시장이 될 능력도, 자질도 부족한 후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공격했다.
나 후보는 성형의혹 등에 대해 “여성에게 가하는 정치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장애를 가진 딸의 병원치료 사실까지 왜곡하고, 이제는 근거없이 내가 어디를 고쳤다고 고액 성형수술 의혹까지 지어내고 있다”며 “나경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여성 후보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하는 정치테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500여만원 치료비를 1억원이라 부풀려 강남 고액 클리닉이라고 낙인찍었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표와 공동 길거리 유세에 나서는가 하면, 걷기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민과의 스킨십 넓히기를 이어갔다.
▶‘무박2일’ 강행군=박 후보는 뜬눈으로 무박2일 유세 강행군을 시작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자정 대리운전기사가 모인 강남 교보타워빌딩 인근을 방문하는가 하면, 노량진수산시장 강서농수산물시장 남대문시장을 잇달아 찾아 ‘서민시장’ 이미지를 강조했다.
야권은 박 후보 지원에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투표 참여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민 승리의 날이 다가왔다”며 “박 후보를 앞세워 반칙과 특권의 시대를 마감하고 정의의 시대를 열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권심판 선거의 각인인 셈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투표만이 권력을 이길 수 있고 서울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한나라당의 검증 공세를 흑색선전으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 네거티브 흑색선전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며 “거짓말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우리 국민이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한나라당 의원들이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저질스러운 말폭탄을 내게 쏟아부었다. 그러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전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든 장본인은 여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흑색선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시민 무시 토건행정이 한결같이 증명하는 것은 특권과 반칙으로 얼룩진 한나라당 정치의 실체”라고 말했다.
최정호ㆍ박정민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