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5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무소속) 후보는 대규모 유세를 펼치면서 막판 표심잡기에 사력을 다했다. 그런가 하면 두 후보는 그동안 불거진 상대방 진영의 네거티브 공세를 차단하느라 혼신의 힘을 쏟았다.
▶安風에는 朴風으로=나 후보는 이날 성형의혹 등 자신을 향한 악성 루머를 의식한듯 “여성에게 가하는 정치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25일 방송연설 등에서 “엄마로서 결코 공개하고 싶지 않았던, 제 딸아이의 문제까지 그들(박 후보 측)은 저를 공격하기 위해 이용했다”며 “장애를 가진 제 딸아이의 병원치료 사실까지 왜곡하고, 이제는 근거없이 제가 어디를 고쳤다고 고액성형수술 의혹까지 지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저 나경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여성후보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하는 정치테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500여만원 치료비를 1억원이라 부풀려 강남 고액 클리닉이라고 낙인찍었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기가 찰 흑색 선전, 정치공세”라며 자신의 해명이 사실임을 강조했다. 이어 “박원순 후보님도 자식을 둔 아버지가 아니신가요”라고 물은 뒤 “정치하느라 평소에 가족을 챙기지 못한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그런데도 늘 엄마를 응원하는 우리 아이가 맘에 상처를 입지 않았는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정치는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는데 무소속 후보는 문제가 있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이런 무소속 후보를 지지해도 책임정치 구현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고 혼란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박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양대 축인 민주당에 독(毒)이 될 것”이라고 했고, 선대위의 조직총괄본부장 김성태 의원은 안 원장의 지원에 대해 “박 후보가 애초 안 원장 없이는 시장이 될 능력도, 자질도 부족한 후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공격했다.
나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표와 공동 길거리 유세에 나서는가 하면, 걷기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민과의 스킨십 넓히기를 이어갔다.
▶ ‘무박2일’ 강행군=박 후보는 뜬눈으로 무박2일 유세 강행군을 시작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자정 대리운전기사가 모인 강남 교보타워빌딩 인근을 방문하는가 하면, 노량진수산시장 강서농수산물시장 남대문시장을 잇달아 찾아 ‘서민시장’ 이미지를 강조했다.
야권은 박 후보 지원에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투표 참여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민 승리의 날이 다가왔다”며 “박 후보를 앞세워 반칙과 특권의 시대를 마감하고 정의의 시대를 열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권심판 선거의 각인인 셈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투표만이 권력을 이길 수 있고 서울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한나라당의 검증 공세를 흑색선전으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 네거티브 흑색선전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며 “거짓말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우리 국민이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한나라당 의원들이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저질스러운 말폭탄을 내게 쏟아부었다. 그러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전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든 장본인은 여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흑색선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시민 무시 토건행정이 한결같이 증명하는 것은 특권과 반칙으로 얼룩진 한나라당 정치의 실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26일 낡은 시대와 새로운 시대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ㆍ박정민 기자 @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