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후 예심 공모가 싸지만
단기 차익매물 출회로 급락
공모주 시장은 후끈거리지만, 상장 직후 주가는 썰렁해지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낮아진 공모가, 전체 증시의 불확실성, 공모주 청약 과열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상장 뒤 적정주가 찾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내달 데뷔하는 새내기주 투자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케이맥은 상장 첫날인 25일에는 상한가로 마감하고, 이틀째는 하한가까지 떨어진 데 이어 27일에도 급락세다. 앞서 지난 17일 상장한 로보스타 역시 이틀 연속 상한가까지 뛰었다가 나흘째부터 급락했다. 이처럼 8월 폭락장 이후 코스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의 초반 주가 상승세는 길어야 5거래일이다. 다음달에는 테라세미콘(1일)과 씨엔플러스(2일), 씨큐브(8일), 신흥기계(8일) 등이 코스닥에 입성한다.
요즘 새내기주는 상장예심 단계에서 공모예정가가 20~30%씩 낮아져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 이러다보니 수요예측 단계에서 기관경쟁률이 뛰면서 일반 청약경쟁 과열이 당연해졌다.
실제 신흥기계는 지난 20~21일 수요예측 결과 기관경쟁률이 203.51대 1로 나타나, 올해 진행된 공모주 기관경쟁률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금이 보통 기존 상장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공모주로 몰린 것이다. 기관경쟁률과 일반청약경쟁률이 뛰는 데는 올 여름 약세장에서 공모주 시장도 기운을 잃어 상장기업이나 전체 공모물량이 적어진 탓도 있다.
최순호 유진증권 연구원은 “보통 공모주의 주가수익률(PER)은 8~10배인데, 요즘엔 5~7배로 들어온다. 주가는 원래 가치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괜찮고 싼’ 기업들에 대해 기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경쟁 열기는 상장 직후까지 이어지지만 주가가 크게 오르고 나면 되레 단기 차익실현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지난 8월 10일 상장한 화진은 시가총액이 5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소형 종목이지만, 일반청약경쟁률이 1166대 1에 달했고, 공모자금이 1조원 이상 몰렸다. 그러나 주가는 상장 첫날 급락한 뒤 줄곧 하락세를 연출해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최 연구원은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약세장이 계속되면 코스닥의 작은 기업 주가가 높은 프리미엄을 받기란 어렵다. 그래서 공모가가 싼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단기성 매매로 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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