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스필름·래몽래인 등

실적 위해 제작 팔걷었지만

밑지는 장사…속으론 울상



지난달 채널A는 광고주 대상 설명회에서 내년 3월 방송할 ‘인간 박정희’의 제작사가 제이에스픽쳐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제이에스픽쳐스 측은 “인간 박정희의 경우 시대 배경도 다르고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아직 제작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며, 제작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 12월 1일 4곳의 종합편성(이하 종편) 채널이 일제히 개국을 앞둔 가운데, 드라마 제작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종편 개국이 작가나 연기자에게는 몸값을 올려주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지만, 정작 호황을 기대했던 드라마 제작사들에겐 ‘남는 게 없는 장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편의 경우, 아직 제대로 된 스튜디오나 시설, 장비 등이 미흡해 지상파보다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은 상황. 하지만 드라마 제작 경험이 없는 종편사들은 예상치 못한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제작사 역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제작해야겠냐는 입장이다.

현재 종편 드라마 제작에 나서고 있는 곳은 로고스필름, 드라마하우스, 래몽래인, IHQ, MI 정도. 남는 건 없지만 실적을 쌓기 위해 제작에 나서고 있다.

‘내 마음이 들리니’, ‘로드 넘버원’ 등을 제작했던 ‘로고스필름’은 MBN의 시트콤 ‘너 때문에 미쳐(가제)’와 채널A의 ‘천상의 화원’, ‘컬러 오브 우먼’ 등을 제작한다. 로고스필름은 조기에 산학협력 MOU를 체결한 동아방송대학교의 600평짜리 스튜디오를 활용하고 있다.

로고스필름 관계자는 “양질의 콘텐츠를 좀 더 많은 곳에 납품할 수 있게 된 만큼, 지상파와 종편을 가리지 않고 제작할 것”이라면서도 “제작사가 남는 건 없다”고 말했다.

jTBC 개국작 ‘인수대비’와 ‘아내의 자격’ 등을 제작하는 ‘드라마하우스’는 용인 부근 스튜디오를 8~9개월간 빌려 쓰고 있다. ‘드라마하우스’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계열사인 만큼, 서대문 중앙일보 건물 지하에 윤전기 있던 공간을 스튜디오로 변경해 사용할 계획이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