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필리핀에 두고 100만원 남짓 월급을 꼬박꼬박 송금해 오던 필리핀 불법체류자가 평소 지병으로 자신이 살던 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8시께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방에서 필리핀인 A(47)씨가 숨져있는 것을 집 주인 이모(53ㆍ여)씨가 월세를 받으러 갔다가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 A씨의 지갑에는 현금 100만원과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낸 송금 영수증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까지 양말공장에서 일한 A씨는 2004년 직업교육 비자로 입국해 공장에 취업했으나 비자 만료로 인해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

입국 이듬해에는 국내에서 만난 필리핀 여성과 결혼해 자녀를 낳아 함께 살다가 가족들을 고국으로 보내고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6만원인 2평(6.6㎡)가량 넓이의 방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전해졌다.

경찰은 “주변에선 A씨가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지만 방 안에 약은 물론 소화제조차 없었다”며 “병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혼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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