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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일간 감금서 해방…출제위원들 休·休…
가족과 연락도 못하고

출제위원 첫 사망사고까지

10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69만여명의 수험생과 함께 출제위원들도 한 달여의 긴 ‘감금’ 생활에서 ‘해방’된다.

수능 한 달여 전부터 시작된 출제기간에 출제위원들은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채 삼엄한 보안 속에서 합숙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 투입된 인원은 출제위원 307명, 검토위원 190명, 보안요원과 의사ㆍ간호사를 비롯한 각종 관리인력 196명 등 무려 693명에 이른다.

올해에도 출제위원들은 지난달 10일 강원도의 한 콘도미니엄으로 들어가 수능 당일인 이날까지 총 32일간 합숙을 하면서 출제에 몰두했다. 이 기간에 보안을 위해 가족을 비롯한 외부와의 연락은 일절 허용되지 않았다.

휴대전화는 물론 e-메일과 팩스, 편지 등 외부와의 소통 수단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기본이고 합숙소에서 사용한 종이, 휴지 등은 외부로 반출되지 않았다. 콘도 건물도 외부와 격리하기 위해 주변을 2m 이상의 펜스로 둘러싸고 그 위에 그물망까지 씌웠다.

올해의 경우, 시험을 이틀 앞둔 8일 출제위원 이모(55)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됐다. 국가가 관리하는 대입시험 역사상 출제위원이 출제본부에서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임신 사실을 모르고 들어왔던 출제위원이 건강 이상으로 긴급 교체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고생을 하는 출제위원들이 받는 수당은 하루 30만원으로 합숙기간 전체를 합치면 1000만원 가까운 수당을 받는다. 적은 돈이 아니지만 출제위원이 감내해야 하는 희생과 고통에 비하면 거액은 아니라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이처럼 외부와 단절된 채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해온 출제위원들은 이날 오후 5시35분 수능시험 종료령이 울림과 동시에 영어(囹圄)의 몸에서 해방돼 가족에게 돌아가게 된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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