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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여론 '뭇매' 맞는 여의도 증권가…
자본시장의 심장, 여의도가 공격받고 있다.

주가연계워런트(ELW) 관련 소송으로 12명의 전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무더기로 법정에 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선물옵션, FX마진거래 등 파생상품 거래는 마치 투기판인 양 매도하는 모습이다. 자본시장 발전이 취지였던 자본시장법은 금융위기를 겪으며 투자자보호법으로 변질돼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을 되레 압박하고 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탐욕을 채우던 미국 투자은행(IB)과 여의도는 분명 다른 데도 ‘99% 월가 시위′의 화살의 타깃이 되고 있다.

2008년 초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의 4%에 달했던 증권업종 시가총액은 반토막도 더 난 1.5%까지 줄었다. 평균 약 6조원대던 일거래대금이 7조원대로 늘었음에도 기업가치는 더 떨어진 셈이다.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주도 오른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2007년(회계연도 기준) 4조4098억원이던 증권사 순이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조202억원으로 쪼그라든 이후 2009년과 2010년 증시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각각 2조9478억원, 2조8051억원으로 위기 이전 수준에 한참 못미치고 있다. 유럽재정위기로 이중침체(double dip) 가능성이 높아진 올 해에는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익명의 증권사 사장은 “각종 수수료를 내리면서 이제 원가수준까지 떨어졌다. 콜차입한도 축소, 금융상품 판매조건 강화 등으로 영업환경도 최악이다. 새로운 기회인 줄 알았던 자본시장법은 새로운 족쇄가 되고 있다. 사업기회를 찾고자 이슬람금융시장 진출을 모색했지만 국회에서 좌절됐고, 투자은행(IB) 및 한국형 헤지펀드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국회통과가 불투명해, 미리 대규모 유상증자를 한 증권사들은 막대한 자본부담을 떠안을 처지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익명의 증권사 최고경영자는 “정부 정책이 재벌과 은행에 의해 좌우되다보니 여의도는 늘 뒷전이다. 5~6년 전부터 퇴직연금 사업에 집중했는데, 재벌계 은행계 증권사들이 대거 업계로 진출하면서 그들의 영향력 아래 있는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을 싹쓸이 하고 있다. ‘경쟁′도 없이 제 식구 물량을 모두 가져간다면 업계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익명의 증권사 대표는 최근 초단타매매자(scalper)에 대한 특혜여부와 관련된 소송에 대해 “은행장 5~6명을 과연 동시에 법정에 세울 수 있겠는가? 증권사를 얼마나 하찮게 봤으면 법인이 아닌 개인에게, 무려 12명을 기소할 수 있나. 성장을 위한 미래동력 발굴에 힘써야할 증권사 대표들이 각자 자신과 관련된 소송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데 따른 업계의 기회비용 지출은 엄청나다”고 성토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CEO는 “현행 정부의 각종 투자관련 제도도 엉망이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투자 세제가 달라 자산배분의 왜곡을 부추기고있다. 또 거래중심의 세제 및 사업수익 인정으로 증권업계가 장기투자보다 단타매매에 의존하도록 만들고 있다. 파생상품 거래세 등 외국인은 피해갈 수 있는 불합리한 제도는 국내 자금의 파생상품 접근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물론 각종 세제 등을 손보지 않으면 동북아금융허브는 물론 자본시장의 생존을 담보하기 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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