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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서 본 안철수 1700억원 주식 기부…연간 배당 10억원 불과
안철수 교수가 안철수연구소 보유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투자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15일 상한가지만 현재의 가치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배당만으로는 연간 10억원의 수익을 내기 어려워 ′정치적 기부’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더 큰 수익을 위해 매각한다고 해도 블록딜로 사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시장에 내다팔면 주가폭락이 우려된다.

안 교수가 내놓을 재산은 안철수연구소 보유주식 372만주 가운데 절반인 186만주의 14일 가격(8만1400원)기준으로 총 1514억원이다. 15일 상한가(9만3600원)를 적용하면 1741억원이다. 그런데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기 전만해도 3만5000원~4만원 범위에서 움직였다. 즉 이 지분의 가치는 안 교수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함께 두 배 넘게 급등했다. 이 때문에 2달 전만해도 800억원대였을 재산기부가 1700억원대 재산기부로 바뀐 셈이다.


물론 안 교수의 정치적행보만이 주가급등을 이끌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올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액은 663억원으로 작년 연간치인 460억원을 이미 웃돈다. 순이익도 87억원으로 작년 연간 99억원에 육박한다. 이 추세면 120억원도 가능하다. 이 경우 주당순이익(EPS)를 단순계산(순이익÷유통주식수)하면 1392원이 나온다. 주가 9만3600원로 따진 주가수익비율로 67.2배다. 그런데 아무리 성장성이 높더라도 PER이 이 정도면 미래 가치를 지나치게 많이 반영됐다는 데는 주식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여기에 안철수연구소가 내놓은 주요 사업부문의 2015년까지 시장규모 예상을 보면 주가급등은 실적개선 보다는 정치적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게 더욱 뚜렷해진다.

그럼 이번 기부로 얼마나 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

먼저 배당으로 재원을 마련할 경우다. 올 순이익이 작년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해 주당 배당금도 작년 400원에서 500원으로 늘어난다고 치자. 186만주면 9억3000만원이다. 시가배당률로는 0.6%에 불과하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연리 4%로 치면 200~300억원 정도의 현금을 기부한 것과 비슷하다. 1700억원이란 숫자가 다소 무색해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재단에 기부한 ㈜다스 지분가치는 약 100억원으로 평가되는데, 연간 기대배당수익 745만원이다. 배당수익률로 0.07%다.

다음은 안 교수가 내놓을 주식을 현재가치에 전부 현금화해서 안전자산에 넣는 경우다. 은행예금 기준 약 4%가량의 수익이 가능한데, 금액으로는 68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현금화 과정이 쉽지 않다. 먼저 시장에 내다팔면 주가하락을 피할 수 없다. 다음으로 인수합병(M&A)을 위한 블록딜도 가능하다. 안 교수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잔여지분 186만주(지분률 18.55%)에 대한 의결권행사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번에 기부한 18.55%를 확보하면 사실상 1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7배에 달하는 현주가는 아무리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싼 값은 아니다. ‘안철수’ 없는 안철수연구소의 가치변화도 변수다. 끝으로 단순투자자에 대한 블록딜인데, 이유가 없어보인다. PER은 67배가 넘는데, 시가배당률은 겨우 0.06%에 불과한 투자처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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