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749일만에 ‘황제가 부활했다’ 타이거 우즈 셰브론대회 극적 역전우승
749일, 26개 대회.

15년간 세계골프계를 평정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6)가 성추문과 부상으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가 다시 일어서는데 필요했던 시간과 대회 숫자다. 설마 금방 우승하겠지하는 ‘황제지지론’과 이제 끝난 것 같다는 ‘황제퇴위론’ 사이에서 2년1개월간 아무말도 하지 못했던 타이거 우즈. 아내도, 캐디도, 스폰서도 떠나고 팬들의 시선도 따가웠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는 길은 우승 뿐이었다. 우즈는 결국 자신다운 방식으로 왕좌에 복귀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25개월간의 우승가뭄을 끝내고 마침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의 셔우드 골프장(파72ㆍ7027야드)에서 열린 셰브론 월드챌린지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마스터스챔피언 재크 존슨에 16번홀까지 1타 뒤졌으나 17, 18번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10언더파를 기록한 우즈는 9언더파에 그친 존슨을 1타차로 따돌리는 순간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갤러리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 대회는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는 대회로 우즈가 호스트다. 그러나 우즈는 2년여에 걸친 부진으로 인해 세계랭킹이 끝없이 추락했고 출전선수를 확정짓던 시기에, 대회 출전자격(세계랭킹 50위 이내)을 가까스로 채운 49위로 합류했다. 자칫 호스트이면서도 구경꾼이 될 뻔했던 것. 이때까지만 해도 우즈가 정상에 오르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우즈의 이번 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시한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아니고, 상대의 실수로 행운의 우승을 한 것도 아니다. 비록 정규대회는 아니었지만 내로라하는 선수 18명이 나선 ‘왕중왕전’ 격이다. 게다가 막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홀 연속 버디로 상대를 잡아내는 ‘우즈다운 방식’으로 우승을 했기 때문에 내년 시즌 그의 활약은 기대를 할 만하다.

8언더파로 존슨과 공동선두를 달리던 우즈는 16번홀(파5)에서 존슨이 버디를 잡아낸 반면 파에 그치면서 1타 뒤졌다. 그러나 파3인 17번홀에서 이를 원점으로 돌렸다. 나란히 원온을 시킨 상황에서 존슨이 7m 남짓한 버디퍼트를 놓쳤다. 우즈는 4m 가량이지만 턱을 하나 넘어서서 왼쪽으로 휘는 까다로운 훅 라이의 퍼트를 남겨놓았다. 오랜 시간 라이를 살펴보던 우즈는 회심의 퍼트를 시도했고, 이는 홀컵으로 휘면서 홀컵 왼쪽으로 떨어졌다. 9언더파 동타.

마지막 18번홀(444야드).

존슨의 세컨샷이 핀 우측 4m 가량 되는 지점에 잘 떨어졌다. 부담스런 상황이었지만, 우즈는 158야드 정도 남은 상황에서 침착하게 세컨샷을 했고 이는 핀 뒤쪽 1.7m 되는 곳에 안착했다.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전성기의 우즈를 연상시키는 샷이었다. 존슨이 파에 그친 뒤 우즈는 가볍게 성공시켜 버디를 잡아냈다.

한편 최경주는 이날 파3홀에서 양파를 범하는 등 6타를 잃는 바람에 최종합계 1오버파로 12위에 머물렀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