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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거주 외국인 금융거래 여전히 어려워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회사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거나 대출을 하는데 있어 여전히 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장기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애초 목표한 대로 ‘국제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려면 우선 체류 외국인에 대한 금융장막부터 걷어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개인신용평가회사인 KCB(코리아크레딧뷰로)가 국내 등록 외국인 79만8000명을 대상으로 금융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등록 외국인의 16.2%(12만9000명)만 신용카드 사용이나 대출 등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외국인의 대다수(78%)는 계좌잔고 한도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만 사용하고 있다.

KCB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및 외국인 유학생 증가 등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내 외국인 수가 증가하면서 금융 수요도 커지고 있지만 외국인들에 대한 국내 은행의 신용공여 서비스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금융거래 외국인의 경우도 신용카드 사용이 대부분이었다. 등록 외국인중 신용카드 보유자수는 약 10만7000여명으로 전체 등록 외국인 중 13.4% 수준이다. 대출 보유자는 2만7000 여명으로 3.4%에 불과했다. 장기 체류 외국인 100명 가운데 고작 3명만 대출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KCB는 “그 만큼 외국인 대상으로는 여신거래가 거의 이뤄지고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금융거래 외국인의 경우 신용등급 1~2등급의 상위에 집중된 것으로 나왔다. 이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신용도가 우수한 특정 직업군의 외국인 대상으로만 신용카드 발급 및 대출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등급분류가 쉽지 않고, 거래가 없는 사람들은 대개 중간등급으로 분류한다”며 “외국인 대상의 신용거래 심사는 기존의 신용등급보다 직장 등 신상정보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대상의 서비스 개선 움직임이 이처럼 더딘 가운데 일부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전용 서비스를 늘려나면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외국고객영업본부를 개설한 외환은행은 지난 4월 영문으로 운영하는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외국어 능통자를 전국 22개 외국인 전략점포에 배치했다. 또 고객의 70% 이상이 외국인인 서울 이태원지점과 한남동, 강남 스타타워지점 등 3곳은 자산이 많은 외국인 VIP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점포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국내에 방문 취업한 중국동포 및 베트남 근로자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서울 구로동을 시작으로 경기 안산 원곡동, 신길동, 대림동 등을 외국인 전략점포로 개설했다. 특히 구로동지점과 원곡동 출장소는 평일에 바쁜 고객들을 위해 일요일에도 문을 열고 있다. 외국인 전용 인터넷 뱅킹 및 텔레뱅킹 서비스도 운영중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외국인 근로자 전용 상품인 ‘MY HOMETOWN 종합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또 혜화동, 광희동, 독산동, 창신동, 의정부지점 등 총 5개의 외국인 근로자 특화영업점을 두고 있다.

<하남현 기자 @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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