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시장은 대외적 변수로 인한 변동성이 높았던 한 해였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경제위기가 유로존 주변국은 물론이고 유럽 중심부로까지 확대됐고, 미국 역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고초를 겪었다. 대표적인 두 경제 선진국의 위기를 지켜봐야 했던 전 세계의 투자자들 역시 투자의 방향을 잃은 채 방황해야 했다. 글로벌 증시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도 고초를 피해가진 못했다. 많은 투자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높은 변동성의 시기에 뾰족한 투자의 묘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향후 글로벌 증시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유로존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높은 변동성이 유지될 전망이지만, 최근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양호하고 선행 지수들 역시 향후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을 시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당분간 높은 변동성의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2012년을 목전에 두고 새로운 투자 전략과 방향을 모색해야 할 이 시점에서 필자는 한마디로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하자고 말하고 싶다. 즉 조금 더 안정적이고 극심한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는 시장과 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먼저 2011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촉발하며 높은 위험성과 변동성을 시현했던 선진 시장보다는 이머징 마켓에 중점을 두자. 미국의 경기침체 전망은 매우 낮은 편이긴 하지만 유럽의 경기 악화와 금융 리스크는 결국 글로벌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여파로 이머징 마켓의 경제 성장도 둔화되겠지만 선진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머징 마켓과 선진 증시의 대조적인 움직임은 2012년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물론 변동성이 증가하는 시기에 이머징 마켓이 단기적인 휴식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2012년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이 경제적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글로벌 경기둔화로부터 회복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대개 이머징 마켓의 악재는 구조적인 성격보다는 경기 순환적인 성격이 더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2012년 이머징 마켓은 높은 부채 수준에 시달리고 있는 선진국들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및 증시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2년 역시 주식투자자에게 있어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선진국 주식시장 투자는 자본이익보다는 배당수익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바람직할 것이다. 채권 투자에 있어서는 채권 발행자의 건전성에 대한 중요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 재정이 건전한 나라의 국채와 최우량 투자등급 회사채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국적 우량기업 회사채의 경우 국가 규제 위험과 관련된 전 세계적인 영향력, 그리고 강력한 현금 흐름과 건전한 재무상태를 보이고 있어 리스크 측면에서 몇몇 국채보다 오히려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량 회사채 투자를 통해 채권 투자에 있어 국채에 집중된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완화해보는 것도 밝아올 새해의 새로운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