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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전원명당-47) 증평 상그린마을 “친환경 농법과 청정한우의 고장…우린 건강을 팔지요”
충청북도 한가운데에 있는 증평군은 1읍(증평읍)·1면(도안면) 체제로 면적이 81.84㎢에 불과하다. 동해바다에 떠 있는 울릉군을 제외하면 전국의 군 가운데 가장 작다. 동쪽은 괴산군 청안면, 서쪽은 청원군 북이면과 접하고, 북쪽은 진천군 초평면, 음성군과 접한다.

북쪽에 두타산(598m)이 동서로 길게 뻗어 있고, 남쪽에는 증평군에서 가장 높은 좌구산(657m)이 솟아있다. 또한 사방으로 해발 300m 이내의 작은 산이 여럿 있다. 증평 시내를 가로지르는 보강천은 증평주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어린 증평의 젖줄이다.

증평군은 지난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 때 괴산군에 편입됐었다. 이후 지난 2003년 8월 30일 괴산에서 떨어져 나와 지금의 군으로 승격됐다. 증평군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3만4000명(2011년 11월말 기준 3만4019명)을 넘어섰다. 군 설치 당시 3만1581명에서 8년여 동안 2438명이 늘어 7.7%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방 대부분이 도시로의 인구 유출로 인해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평군 상그린마을 위치도

이에 대해 증평군 관계자는 “군 설치 이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각종 기반시설과 복지인프라가 구축되고 송산지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 증평1일반산업단지 내 국내 굴지의 기업체 가동 등으로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외부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는 2013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송산지구 추가 개발과 도안면 노암리 일대 2일반산업단지 조성, 개발촉진지구 조성 등으로 인구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증평군은 또한 2개 보병 사단과 1개 여단이 주둔하고 있는 군사 요충지이기도하다. 특히 34번국도와 36번국도, 충북선 철도가 지나며, 중부고속도로 증평IC와 청주국제공항이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다. 지역 축제로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9~10월 열리는 증평인삼골축제와 매년 6월에 열리는 증평들노래축제가 있다.

1읍·1면 체제의 증평군에서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도시적인 증평읍에 비해 도안면은 농촌의 모습 그대로다. 도안면의 북서부에는 해발고도 200∼300m의 구릉지가 분포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보강천의 여러 지류 주변으로 평야가 넓게 발달되어 있다. 

상그린권역 광덕리 도안농공단지

이 도안면 동북권에 ‘상그린마을’이 위치해있다. 상그린마을은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에 의해 탄생한 인위적인 마을이다. 광덕리와 석곡리, 도당리 등 3개 법정리를 포괄하는 ‘상그린권역’은 국비와 지방비 총 70억 원이 투입돼 지난 2006~2010년 5년간에 걸쳐 개발사업이 진행됐다.

주요 사업은 기초생활시설, 문화복지시설, 경관개선시설, 재해대비시설, 소득기반시설 등 하드웨어사업과 교육, 홍보마케팅, 컨설팅, 정보화 등 소프트웨어 사업이다. 이를 통해 농로포장, 마을도로정비와 같은 기초생활시설물을 개축했고 마을회관 리모델링, 다목적 이용광장 3개소를 신축했다. 또한 배수로 정비와 장류시설, 소포장재시설 등 소득기반시설을 건립했다. 아울러 리더교육 및 소득창출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상그린권역 석곡리

상그린권역은 마을 이름처럼 ‘건강을 파는 마을’을 지향한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무공해·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며 특히 홍미, 녹미, 흑미, 골드미, 찹쌀현미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된 오색미는 상그린만의 자랑이다. 또한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청정한우도 잘 알려져 있다.

리 단위로 살펴보면 광덕리는 구계, 덕암, 천광 등의 자연부락이 있다. 구계는 앞내에 거북이가 많이 살았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덕암은 떡바위가 있다 하여 덕암이라 했다. 천광은 서쪽 산에 천광사가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문화재로는 광덕사 석불입상이 있다.

보강천이 흐르는 석곡리는 석화(들꽃이), 뒷골, 산정, 턱골(백곡), 양지말, 바람골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마을 앞에 있던 큰 바위에 꽃이 피었다고 하여 석화라 하였다. 마을 입구에 독립운동가 연병호과 효자 연연권을 기리는 비석이 있다.

상그린권역 도당리

도당리는 금당, 좌실, 도암, 도토성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금당은 화재가 자주 발생했는데 유명한 스님의 말에 따라 연못을 판 후부터는 불이 나지 않아 금당이란 마을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상그린권역은 증평군 중심시가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어 편리한 농촌생활을 누릴 수 있다. 또 증평IC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1시간40분~2시간이면 도착할 만큼 접근성이 좋다. 대부분의 땅이 평지이거나 경사도가 완만해 집짓기에도 좋다. 다만 교육문제 등으로 젊은 층 대부분은 증평읍 시가지나 인근 청주 등 도시로 빠져나가 50대 이후의 장년·노년층이 중심을 이룬다. 땅값은 대략 농지(농림지역)는 3.3㎡(1평) 7만~10만 원선, 관리지역의 경우 15만 원선 안팎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대지 가격은 20만~30만 원 선으로 높다.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된 오색미

■인터뷰-정창수 상그린권역 추진위원장



증평군 도안면 상그린권역은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의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그래서 이 사업을 이끌어온 정창수 상그린권역 추진위원장(증평친환경영농조합법인 이사)은 늘 바쁘다. 지난 5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국의 다른 사업장에 전파하는 한편 더욱 업그레이드된 농촌마을로 변신하기 위해 각종 회의와 모임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그는 ‘전국구 농민 강사’로 통한다. 

정창수 추진위원장
“미래 농촌마을이 가야 할 길은 ‘친환경’이라고 판단해 이 방향으로 마을의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초기에는 오색미 등 친환경 농산물의 판로가 없어 고전하기도 했지만 이후 학교급식 및 YWCA 등 단체 판매 활성화, 개별 직거래 판매 급증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현재 상그린권역은 석곡리를 중심으로 친환경 영농을 더욱 확대해나가고 있다. 정 위원장이 지난해까지 15년간 이장을 맡아 이끌어온 석곡리의 경우 친환경 경지 면적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향후 친환경 품목을 다양화하고 직거래판매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직거래는 중간 유통 거품을 제거하기 때문에 같은 생산물을 사고팔아도 생산자는 돈을 더 벌고, 소비자는 더 싼 값에 살 수 있는 이른바 ‘윈-윈’방식이죠.”

이를 위해 정 위원장은 제철에 나는 품질 좋은 농산물을 수확해 유통단계 없이 직거래로 회원들에게 발송하는 ‘행복꾸러미’사업을 비롯해 오색미 소포장 사업, 오색미 뻥튀기 사업, 유기농 참기름·들기름사업, 한과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정 위원장은 권역에서 길러지는 청정 한우 육을 직거래로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 홍삼을 먹여 기른 ‘홍삼닭’과 ‘홍삼오리’를 직거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홍삼한우’도 직거래로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정 위원장은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과 관련 “지역특성에 맞게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고 예비계획과 실시계획을 일관성 있게 진행해야 시행착오를 줄여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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