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사 정보 분산저장
유사시 대비 관리대책 철저
금융회사들이 금융정보 보호 및 관리에 진력한 데 힘입어 전쟁 등 비상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고객의 금융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 등 국내 주요 보험사와 카드사들은 전란 등에 대비해 고객의 정보를 전국 곳곳에 분산시켜 저장해 놓고 있다. 조선시대에 왕조실록을 전국 각지에 보관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국가 격변사태가 잦았지만 태백산, 오대산, 정족산 등지에 왕조실록을 분산 보관한 덕에 보존할 수 있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태평로 본사에서 유사시에 대비한 비상 계획 훈련을 실시했다.
본사 업무가 마비될 경우 서초동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고객정보는 과천, 수원, 구미에 소재한 백업센터를 통해 보관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과거 고객까지 합치면 1000만명이 넘는 고객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며 “정보가 사라지면 수 작업으로 보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유시시를 대비해 전국 곳곳에 중요한 자료를 분산해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생명도 최근 비상계획 훈련을 통해 유사시 인력이동은 물론 비상소집 등에 대한 플랜을 수립했으며, 교보생명은 송도 전산센터에 고객 정보를 집적하는 것 외에도 수도권과 지방의 3곳에 동일한 정보를 보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유사시를 대비해 인천과 수유리, 구미에, 동부화재는 서울 서초동과 경기도 죽전에 각각 백업센터를 구축해 놓고 있다. 또 현대해상은 전국 2곳에 디지털 자료를, 1곳에 테이프 자료를 별도 제작해 보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일어난다해도 고객의 금융정보는 안전하며, 피해보상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1억명이 넘는 고객 자료를 보유한 카드업계도 고객 정보를 치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전산센터를 두고 있으나, 역삼동과 인천에도 백업센터를 설치해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수원과 구미에 전산센터를 운영 중이며, 비씨카드는 서초동 전산센터 외에 안양에 재해복구센터를 운영하는 등 본사의 카드시스템을 그대로 복제해놓고 있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