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우승 스포트라이트
“16세 신동” 美언론 연일 극찬
非미국계 선전속 장밋빛 기대
‘메이드 인 USA스타’에 굶주린 미국 골프계가 알렉시스 톰슨(16·사진) 띄우기에 성공할까.
미 PGA투어의 인기에 한참 못미치는 LPGA투어에 등장한 16세 신동에 미국 언론들이 열광하고 있다. 톰슨은 지난 10월 LPGA투어 나비스타 대회에서 프로로 데뷔해 첫 우승을 한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LET(유러피언투어) 두바이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양대 투어 모두 최연소 우승이다.
프로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에서 신동이나 천재는 돈방석에 앉는 일이 식은 죽 먹기다. 다양한 국가의 선수들이 뛰는 종목에서 미국 선수의 존재는 더욱 그렇다. 특히 ‘백인 귀족의 스포츠’라는 의식이 보이지 않게 팽배해있는 골프에서 백인 스타의 탄생은 더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으며, 역대 PGA투어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다시피 했지만 투어 데뷔 초반 엄청난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런 골프계의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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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와 동시대에 천재로 주목받았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우즈의 대항마’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톰슨은 이런 주류 미국 언론의 입맛에 딱 맞는 스타다.
백인이고, 10대에 우승을 맛본 천재이며, 무엇보다 미국인이다. LPGA투어는 1990년대부터 외국인들에게 점령(?)당하다시피 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카리 웹(호주)-박세리가 분점하더니, 이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잠시 넘겨받았고, 신지애-청야니(대만)에서 이제 청야니의 시대가 됐다. 크리스티 커, 나탈리 걸비스, 폴라 크리머, 모건 프리셀 등 미국 선수들이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지만 세계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여자 우즈’ ‘2000만달러의 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관심을 모았던 재미교포 미셸위 역시 미국 국적이기 때문에 언론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으나 남자 대회를 전전한 끝에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톰슨 한명으로 인해 투어의 위상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외국인선수의 득세→스폰서의 외면→투어 위축으로 이어져온 LPGA로서는 기대를 걸어볼만한 흥행카드를 손에 쥔 것만은 분명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