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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가 사랑한 스포츠들
불의 전차, 성난 황소, 록키, 내추럴, 꿈의 구장, 글러브, 틴컵….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야구와 골프, 복싱 등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것이다. 히트작도 있고, 실망스런 성적을 기록한 작품도 있다.
최근 미남배우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머니볼’도 미국과 국내의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모든 팀이 탐내던 천재 유망주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하류선수가 됐다가,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꼴찌 구단 오클랜드를 최강의 팀으로 변신시킨 실제 인물을 다룬 작품이다. 이처럼 할리우드에서는 스포츠가 훌륭한 스토리의 보고이며, 관객들 역시 이를 보기 위해 흔쾌히 극장을 찾는다.
하지만 다양한 소재로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영화에서, 유독 스포츠 장르만은 좀처럼 대박을 내지 못한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다소 진부하지만 가장 적확한 표현처럼, 실제 스포츠에서 벌어진 일들은 어떤 시나리오 작가도 쓸 수 없는 감동의 스토리 그 자체다. 좋은 배우만 캐스팅한다면 성공할 것 같지만, 의외로 한국에서 히트작 반열에 오른 스포츠 소재 영화는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실제 경기에서 받은 감동을 스크린에서 다시 느껴보고 싶었던 스포츠팬들과 영화팬들은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바꿔놓은 작품이 2007년 나온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2009년 ‘국가대표’였다. 우생순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눈물겨운 투혼을 펼쳤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국가대표는 불모지였던 한국 스키점프대표팀의 기적 같은 활약을 다룬 것으로 각각 400만, 800만 관중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올해는 유독 스포츠 영화가 많이 눈에 띈다. 괴물투수에서 고물투수가 됐다가 재기하는 내용의 ‘투혼’, 올해 타계한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 최동원과 선동렬 KIA 감독의 실제 대결을 다룬 ‘퍼펙트 게임’, 그리고 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한 단일팀으로 출전해 우승했던 순간을 소재로 해 내년 개봉되는 ‘코리아’가 그것이다.
영화 제작이 진행되는 도중 최동원이 타계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진 퍼펙트 게임은 그의 투구를 실제로 보지 못한 어린 야구팬까지 극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고증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전설의 투수들이 펼쳤던 명승부는 충분히 흥미롭다.
현정화와 이분희라는 이름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켰던 지바선수권대회를 다룬 ‘코리아’ 역시 지난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현정화 본인도 엄청난 관심을 보일 정도다.
가장 사실적일 수밖에 없는 ‘스포츠’가, 가장 허구적인 장르인 ‘영화’로 변신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 과정은 흥미롭다. 얼마나 똑같이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그 감동을 어떻게 다른 버전으로 만들어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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