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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성 3남매, 목사 부모가 굶기고 때려 숨져
전남 보성의 한 교회에서 숨진 채 발견된 3남매는 독감때문에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 부모인 목사부부의 폭행과 학대로 숨졌다.

보성경찰서는 12일 3자녀를 때리고 굶겨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박모(43)·조모(34·여)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 부부는 최근 독감을 앓은 큰딸(10)과 8살, 5살인 아들을 허리띠, 파리채 등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첫째, 둘째의 전신에서 폭행흔적을 발견했으며 셋째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돼 폭행피해를 확인하지 못했다.

부부는 금식기도를 하면서 자녀들에게도 음식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애초 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하려 했으나 부부의 행위가 방치 수준을 넘어자녀의 사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잡귀 쫓으려고”=부부는 “왜 때렸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잡귀를 쫓기 위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이 아픈 것뿐 아니라 평소 말을 듣지 않는 것도 잡귀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부는 성경 잠언 24장 13∼14절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마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는 구절을 따랐다.

고린도 후서 12장 14절에 “유대인들에게 40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라는 구절대로 39대씩 때렸다고 진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 부검 결과 3남매의 위에는 음식물 흔적이 거의 없었다. 경찰은 부부가 금식기도에 들어간 지난달 23일 이후 자녀도 굶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숨진 3남매 중 1명이 금식기도 며칠 전 쓴 것으로 보이는 일기가 발견됐다.

“2012년 1월 20일 목요일 TV을 보았다 재미있다 런닝맨이 재밌었다”맞춤법을 틀려가며 또박또박 눌러 쓴 일기를 남기고 며칠 뒤 3남매는 ‘엽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아이들 숨진 뒤에도 예배·기도=박씨 아내에 따르면 큰딸은 지난 1일 오후 10시께, 8살 아들은 2일 오전 5시께, 셋째는 2일 오후 7시께 숨졌다.

박씨는 이후 검거되기 전까지 수요·일요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는 신자가 10여명에 불과한데다 그나마도 대부분 노인들이어서 시신이 부패되는 냄새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2남 2녀를 두고 있는 박씨 부부는 2009년 3월 1일부터 이곳에서 교회를 운영했다.

이 교회에서는 11일 오전 9시 50분께 박씨의 3자녀가 나란히 숨진 채 고모부에 의해 발견됐다.

한살배기 막내는 같은 교단의 다른 교회에서 데려갔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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