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하 회장 KPGT행 후문
이르면 내달말 개막전 열듯
시즌이 코 앞에 다가올 때까지 4개월 여간 회장 영입문제로 표류하던 KPGA(한국남자프로골프협회)가 전윤철(72·사진) 전 감사원장의 추대를 결의했다.
KPGA는 14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과반수가 넘는 이사진의 지지를 얻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전남 목포출신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감사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회장 추대에는 윤세영 SBS 명예회장의 추천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KPGA 회장에 취임하기 위해서는, 대의원총회에서 2/3 이상 출석에 2/3이상의 찬성을 얻어내 비회원이 회장이 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부 이사들은 자리를 뜨는 등 우여곡절 속에 외부 인사 회장 추대라는 모양새는 갖췄지만, KPGA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이명하 회장이 “기업가출신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대회도 대거 창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최상호 후보를 제치고 당선이 됐지만, 4개월이 흐르도록 아무런 성과물도 내놓지 못했고, KPGA의 시즌 준비도 계속 미뤄졌기 때문이다.
올해 몇 개 대회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불만은 증폭되고 있다. 대회를 늘려준다고 해서 뽑은 회장이 공약을 지키기는 커녕 수개월째 묵묵부답이더니 결국 올시즌 10개 안팎 수준으로 대회를 개최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단 한 줄짜리 보도자료를 낸 지 5일만에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회장으로 추대됐다고 발표하면서 ‘KPGA는 복마전’이라는 인상만 남겼다. 기업가 출신 외부인사 영입이라는 당초 취지는 사라지고, 관료와 행정가가 회장 후보로 추대된 데에 대해서도 곱지않은 시선이 많다.
새 회장을 영입하면 회장직을 내놓겠다고 했던 이명하 회장이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협회의 자회사인 KPGT(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 대표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단 업무 공백 사태가 수습될 여지는 만들었지만, 아직도 대의원 총회에 이어 연간 사업계획 확정, 투어 증설 등 업무가 산적해 있다. 내달 말에야 첫 대회를 치를 만큼 초라해진 KPGA에게는 분명 위기의 2012년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