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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男心 쥐락펴락 팜므파탈? 인기는 별로…”
KBS월화극 ‘사랑비’서 1970년대 퀸카 백혜정役 손은서
도도한 외모탓 강한 캐릭터 맡아
실제론 낯 가리고 말수 적어

드라마 ‘완전한 사랑’본 뒤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

당차고 쿨한 백혜정役
윤석호 감독 빨간색 이미지 부여
앞으로 액션연기 도전하고파


MBC 토요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동해의 마음을 쥐고 들었다 놨다 한다. 상대를 쩔쩔매게 하는 팜므파탈. 도도하고 당당한 태도, 세련된 외모 때문인지 그동안 드라마에서 주어진 배역은 재벌가 막내딸( ‘욕망의 불꽃’), 유학파 재원( ‘내 딸 꽃님이’) 등 주로 ‘있어 뵈는’ 역이었다. 그것도 여 주인공과 대립각을 세우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의 악녀에 가까웠다.

오는 26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월화극 ‘사랑비’에서 1970년대 대학가 퀸카로 분하는 손은서(26ㆍ사진)를 최근 서울 정동 헤럴드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얄미운 깍쟁이일 것이란 선입견을 깨고 기자에게 슬쩍 화이트데이 사탕을 내미는 손이 정겹다. 알고 보니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까지 부산에서 자란 경상도 아가씨다.


-중ㆍ고교 시절 학교에서 가만히 있어도 선배한테 불려나갔을 거 같은 외모다.

▶전혀 그러지 않았다. 친한 친구가 학급반장이었는데, 선생님이 함께 일을 시켜서 교무실에 자주 불려가긴 했었다. 대개 첫인상에서 조금 강한 인상을 받으시더라. 실제로는 차분하다. 원래 낯을 가리고 말수도 적으며 대화를 나눠보기 전까지 표정이 그리 선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우결’ 작가님도 화면에서 ‘좀 도도하게 보인다’고 하더라.

- ‘우결’에서 강소라-이특 커플 친구의 단체미팅 편에서 동해, 은혁 두 남자로부터 동시에 대시를 받았다. 남자들을 많이 울게 했을 거 같은데.

▶처음 단체미팅 편 방송이 나간 뒤 슈퍼주니어 팬들로부터 “오빠를 갖고 놀았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세나 언니(이세나)가 울어서 더욱 못되게 비쳤을 거 같다. 세나 언니도 촬영 뒤에 “자신도 왜 울었는지 모르겠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소개팅도 태어나서 그때 처음 해봤다. 여중, 여고, 여대(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나왔고, 특별히 남학생이 따라온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실제로는 인기가 별로 없었다.

- ‘사랑비’의 백혜정 역은 70년대 배우 내털리 우드를 닮은 외모에 ‘한국대’ 퀸카로 소개되던데.

▶70년대 여성상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지만, ‘백혜정’은 당시 신여성처럼 똑 부러지고 당찬 부잣집 딸이다. 자기중심적인 성격도 있지만 오히려 화통한 성격이다.

KBS 새 월화극 ‘사랑비’에서 1970년대 장근석(서인하 역)을 짝사랑하는 대학 퀸카를 연기하는 손은서는 실제 이상형을 “착하고 다정다감하며 좋아한다는 표현도 많이 하는 곰돌이 같은 스타일”이라고 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욕망의 불꽃’ ‘내 딸 꽃님이’에서도 부잣집 딸 역을 맡았는데 캐릭터가 반복되는 것인가.

▶ ‘욕망의 불꽃’ 김미진 역의 도회적인 이미지가 ‘내 딸 꽃님이’의 은채경 역으로 이어졌다. 백혜정은 조금 다르다. 얄밉거나 상대를 해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역할이 아니다. 그 시대에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좋아하는 남자(장근석이 연기한 ‘서인하’) 때문에 ‘윤희’(윤아 분)를 질투할 수도 있지만 ‘쿨’한 성격이다. 흔한 멜로 캐릭터는 아니다.

- ‘사랑비’ 윤석호 PD가 캐스팅한 배경은? 윤 PD로부터 연기 주문은 없었나.

▶오디션 당일에 윤 감독님이 직접 대본에 있는 상대 배우 부분을 읽으셨다. 디렉션(연기 지시)도 많이 주시고. 그래서 잘 끝냈는데 감독님이 나중에 “백혜정이 갖고 있는 당차고 똑 부러진 강한 느낌을 많이 받으셨다”고 하더라. 촬영 장면을 ‘컷’한 뒤 감독님이 “실제 성격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런(센) 면이 많지 않네”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특별히 당부한 것은 그냥 그 캐릭터처럼 하라는 것이었다. 특히 여배우에 대해선 특정 색깔을 부여해주셨다. 혜정은 빨간색, 윤희는 초록색이 잘 어울리게 이미지화시켜 주셨다. 그래서 혜정이 입을 의상도 원색으로 골라 당차고 화통한 성격을 살렸다.

- ‘사랑비’ 연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시놉시스(Synopsisㆍ드라마 개요)에 ‘내털리 우드’ 같은 이미지라고 해서 검색을 해봤다. 단발머리인데 컬이 있는 스타일이더라. 그런 의상과 스타일에 맞췄다. 70년대 배경의 ‘젊은 날의 초상’ ‘철수와 미미의 청춘스케치’ 등을 찾아서 봤다. 통행금지시간, 데모(시위) 등은 매우 생소하더라. ‘사랑비’에도 ‘통금’ 등 사회적 배경이 조금 나온다. 우리끼리는 “이 시간(당시 통금)에는 놀 시간 아닌가” 했다.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차인표-김희애 주연의 2003년 ‘완전한 사랑’을 보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 그 드라마가 연기를 하고 싶게 만든 계기였다. 그 정도로 진한 멜로 연기를 나이가 좀 든 다음에 하고 싶다. 2009년 ‘여고괴담 5’를 데뷔작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전에도 여기저기 출연했다. 2006년부터 했으니까 데뷔한 지 만 6년차다. 짧지 않은 기간이고, 차근차근 해온 것 같다. 여자 배우로는 나이도 있어서 올해가 중요할 것 같다.

-연예인 활동에 대해 집안의 반대는 없었나.

▶아버지가 “힘든 일을 왜 하려고 하느냐”고 하셨다. 지금은 기사도 스크랩하시고 인터넷을 먼저 검색해 보신 뒤 전화하신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는? 닮고 싶은 배우는.

▶ ‘다모’에서 하지원 선배가 맡은 역처럼 액션이 가미된 사극이나 ‘아이리스’의 북한 여공작원, ‘공동경비구역(JSA)’의 이영애 선배 역처럼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좋아하는 여배우도 많다. 김희애 선배는 ‘완전한 사랑’ 때 팬이 됐다. 빈틈없고 자기관리 잘하고. ‘마이더스’에서 많은 사람 앞에서 연설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내공이 느껴졌다. 손예진 선배의 클래식한 감성도 좋아한다. 특정한 롤모델이 있다기보다 여러 배우의 장점을 닮고 싶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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