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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교 20돌…베트남 새 협력 다리놓다
‘경제 단비’ EDCF 지원 현장…하노이를 가다
도로망 확충·교량건설 등
수출입銀 1조6000억 지원
고속도로 사업 수주
전자·화학등 대규모 투자
한국기업들도 진출 활발


[베트남 하노이·탱화·닌빈·하이퐁=윤재섭 기자] 수도 하노이에서 150㎞ 떨어진 탱화시를 방문하는데 버스를 타고 5시간을 달려야 했다. 인구 기준으로 베트남에서 세번째 간다는 탱화시를 찾는 일이 그토록 버거울 줄 몰랐다. 차선도 보이지 않는 좁다란 편도 1차선 도로 위를 트럭과 승용차, 오토바이와 함께 뒤엉켜 달렸다. 등하교를 위한 어린 학생들의 자전거 행렬과 마주치면 ‘서다, 달리다’를 반복했다. 속도를 내야겠다 싶으면 반대 차선의 차량을 마주보면서 ‘곡예질주’를 해야 했다. 그래도 차량은 시속 40㎞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수출입은행이 우리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관리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은 도로건설 등 경제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베트남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승인기준 8조1000억원의 EDCF 가운데 1조6000억원이 베트남에 배정돼 도로망 확충 및 폐기물처리시설 건설을 지원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사업은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및 빈틴 교량건설 사업이다. 하노이시 홍강 상류지역에 4.4㎞ 교량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인 빈틴 교량건설사업은 지난해 11월 착공, 가장 진척이 빠른 공사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탱화시 우회순환도로 건설 공사 역시 눈에 띈다. 탱화시는 베트남 남북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에 해당하지만 도로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제 역할을 못해왔다. 이에 수은은 탱화성 정부 요청에 따라 8.8㎞의 우회도로를 건설하고, 10.8㎞의 도로를 개보수하는 1단계 도로사업에 3300만달러를 지원했다.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의 진출이 많은 하노이 남단 100㎞ 닌빈성에는 고체폐기물처리장도 건설된다. 쓰레기를 퇴비로 바꾸는 등 각종 폐기물을 경제적으로 처리하는 공장과 폐기물을 안전하게 묻을 수 있는 매립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오는 8월 완공되면 하루 20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탱화시 교통의 숨통을 틔워줄 우회순환도로 건설공사가 최근 첫 삽을 펐다. 시공을 맡은 극동건설이 도로건설에 앞서 지반을 다지기 위해 진흙을 파내고 그곳에 모래를 채우는 공사에 한창이다.

이 같은 쓰레기 처리시설은 수도 하노이 인근의 한 곳 말고는 이 곳이 유일하다. 수은은 총 사업비 2630만달러가 필요한 이 처리장에 2090만달러를 빌려줬다.

베트남에 대한 수은의 EDCF 지원은 한국 기업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개 구간 2억달러가 지원된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GS건설과 남광토건이 공사를 따냈다. 두 회사는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다른 구간 공사도 수주했다. 우리나라 차관이 들어가지도 않은 하노이-라오까이 고속도로 사업도 한국 기업들이 8개 구간 중 6개 구간, 7억6000만달러 어치 공사를 수주해냈다.

EDCF와 별개로 우리 기업들의 직접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신발, 의류뿐만 아니라, 전자, 중공업, 화학 등 대규모 투자로까지 이어진다. 지난 2010년8월 기준 한국의 대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230억7000만달러로 일본을 제치고 베트남 내 2위의 투자국(1위 싱가포르)이다. 진출한 우리기업만 2100곳이 넘는다.

호앙 비엣 캉 베트남 기획투자부 대외경제국장은 “한국의 투자로 일자리 50만개가 창출됐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가 더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다. 이달 말 방한하는 응웬 떤 중 베트남 수상은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유전 광구 개발 등에 우리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달 초 수출입은행은 베트남 정부와 향후 4년간 12억달러의 개발원조자금(ODA)을 공여하는 계약도 맺는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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