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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나운서 하선아 “쟁쟁하게 경쟁할 때까지..‘롱런’할래요” (인터뷰)
귀를 울리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힘 있는 발성으로 출근길 바쁜 사람들의 아침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아나운서 하선아가 그 주인공이다.

교통방송 TBN 라디오 프로그램 ‘하선아의 교통집중’으로 단골 청취자들을 확보하며 인기를 고공 행진 중인 하선아는 ‘워커홀릭’, ‘멋진 여성상’의 표본이었다.

쾌활한 웃음소리, 아나운서다운 재치 있는 언변이 매력적인 하선아를 유독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만났다.

하선아가 처음부터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을 꿰찬 것은 아니었다. 필사의 노력이 필요했다. 오로지 목소리만을 통해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다.

“처음에는 TV활동을 하다가 교통방송에 가서 면접을 치르게 됐죠. 너무 무서운 매체라는 것을 알았어요. 제 감정 상태와 가치관이 목소리만으로 다 드러나더라고요.”

하지만 그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26살, 이르지 않은 나이에 라디오계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어서일까.

“사실 제가 경영학과 출신이에요. 어렸을 때는 학점을 잘 받고 취업 잘 하는 게 목표였죠. 간혹 대학교 때 발표를 하는 정도였지, 아나운서가 될 줄은 몰랐죠.(웃음) 그래서 졸업을 한 뒤 일반 회사에 들어가서 근무했어요. 그런데 회사 분이 제 목소리를 들으시곤 그쪽으로 가도 괜찮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가 26살이었죠. 늦은 나이라고 생각해요. 그 때부터 아나운서 공부를 4년동안 한 것 같아요.”

조금 늦게 첫 발을 내딛게 된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어 했다.

“새벽 출근길, 건물을 볼 때마다 깜짝 놀라요. 그 시간에도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는 건물들이 많거든요. 힘들고 고단한 아침 출근길,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어요. 거기에 정보와 재미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죠. 그래서 제 프로그램을 직장인들이 특히 좋아하나봐요. 남자 청취자 분들도 많고요.(웃음)”

이처럼 하선아는 ‘아침을 깨우는’ 사람으로 청취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히 교통 정보 뿐 아니라, 청취자들과 친밀도를 형성하기 위해 매번 노력하는 그에게서 ‘아침 햇살’같은 따스한 기운이 느껴졌다.

“끈기 있고, 밝고 당차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니까 좋게 평해주시는 것 같아요. 라디오 교통방송의 매력은 하면 할수록 깊이가 느껴진다는 거죠.”

인터뷰 내내 밝고 쾌활한 모습만을 드러낸 그이지만, 일을 할 때는 달랐다. 일주일 내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신의 감정에 연연하지 않고 에너지를 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제가 신나지 않으면 듣는 사람도 신나지 않죠. 일할 때는 무조건 제 에너지를 끌어올려요. 어렸을 때는 감정 조절이 안 되서 무척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저를 컨트롤하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천상 워커홀릭이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여태껏 한 번도 방송사고를 경험한 적 없었다. 과히 놀랄만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라디오 아나운서다보니 시간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요. 위장 장애까지 생길 정도라니까요.(웃음) 최근에는 그런 일이 있었어요. 원고 작업을 다 했는데 프린터가 멈춰버린 거죠. 그것도 방송 3분 전에. 이걸 어떡해야 할지 눈 앞이 캄캄했는데 다행히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또 정해진 시간에 못 이러나면 백프로 방송 사고인데, 아직 여태까지 그런 적은 없어요.”

완벽해 보이는 그에게 인생의 조력자는 없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는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아나운서의 길’에 접어들었고, 계속해서 ‘혼자 힘’으로 전진 중이다.

“제 인생에 낙하산은 없었어요. 매번 시험과 경쟁을 치러서 이겨냈죠. 물론 주변에 친구들과 가족들의 따뜻한 응원 속에 버틸 수 있었던 거고요. 정말 아쉬운 건 일침을 가해주는 선배가 없었다는 거죠.”

선배에 대한 그의 아쉬움은 오히려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일침도 많이 가해주고요.(웃음) 방송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긴밀히 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제가 많이 좌절해 봤고, 아팠기 때문이죠. 공중파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상처가 너무 심했었거든요. 병원에 입원할 정도였으니까. 그렇지만 훌훌 털고 일어나서 미친 듯이 준비했죠.”

마지막으로 그에게 향후 계획과 각오를 물었다.

“우선 제가 하는 프로그램 계속 할 거고요. 상지대에서 특강 형식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 계속 에너지를 쏟을 거예요. 무엇보다 저는 ‘롱런’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꾸준히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중앙에 나가서 쟁쟁한 아나운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겠죠.”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볼 수 있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잡는다는 옛 말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하는 하선아의 노력이 빛을 발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사진 제공 : 하선아 아나운서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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