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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지뢰같은 존재…히트곡 계속 터뜨리겠다”
데뷔 싱글 ‘부비 트랩’ 발표한 엠타이슨
키 작다·못 생겼다·나이 많다…
퇴짜의 연속…연습생만 12년

‘댄스홀 레게’란 낯선 장르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 탁월

술집서 골목슈퍼 주인 만남 계기
그런 분 답답함 좀 풀어주려 곡 써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밝은 세상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를 보고 예술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 이렇게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결심을 굳혔다.”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을 닮은 외모를 지닌 엠타이슨(본명 권영경ㆍ31). 그가 한국 최초의 ‘댄스홀 레게’ 전문 아티스트를 표방하며 이달 21일 데뷔 싱글 ‘부비 트랩(BOOBY TRAP)’을 발표했다.

세계적인 음반유통사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소니뮤직)가 국내 인디음악과 뮤지션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인디 전문 레이블 ‘도모(DOMO)’를 통해 늦깎이 데뷔를 한 것.

그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댄스홀 레게’라는 낯선 장르만을 고집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레게는 메시지 전달력이 빠르고 파괴력이 크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댄스홀 레게는 정통 레게에 전자음악이 결합된 것인데, 특히 반복이 굉장히 심해서 머리에 쉽게 남는다.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장르다.”

댄스홀 레게는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다. 그의 데뷔 싱글 ‘부비 트랩’은 그루브(grooveㆍ리듬)감이 넘치는 비트(beatㆍ박자) 있는 곡으로, 거친 느낌은 있지만 강렬하고 반복적인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게 특징이다.

그는 중저음의 랩뿐만 아니라 직접 프로듀싱과 작곡을 했다. 데뷔 앨범 제목을 ‘부비 트랩’이라고 정한 이유는 자신이 ‘숨겨져 있는 지뢰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데뷔가 늦었을까.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 미국과 홍콩, 대만 등 해외에서 성장기를 보낸 그는 고등학교 때 귀국했다. 고교 시절 공부에 관심이 없어 졸업 후 홍대, 신촌 등지에서 공연을 하면서 힙합과 춤에 빠져 살았다. 그리고 “대학에 가라. 가수는 하지 말라”는 부모님 뜻에 따라 홍익대(영어영문학)를 졸업한 후 미국 매사추세츠 주 파이브 타운즈 칼리지(Five Towns College)에서 음악 비즈니스를 공부했다.

미국 유학 생활 중 가수의 꿈은 더욱 커졌다. 재즈밴드에서 랩을 하기도 하고, 일렉트로 음악과 힙합 음악을 만들다 레게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방학 때마다 귀국해 수많은 기획사를 찾아다녔지만 끊임없이 좌절을 맛봐야 했다.

“대부분 키가 작다, 못생겼다, 대중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나이가 많다, 남성 듀오 ‘리쌍’의 길과 캐릭터가 겹친다면서 퇴짜를 놨다. 그러다 보니 혼자 연습생으로 보낸 세월이 12년이나 된다.”

지난해 초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지난 1년 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목표를 갖고 춤과 보컬, 랩, 작곡, 편곡을 배우며 꿈을 키워왔지만, 늦은 나이에도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면서 가족들과 갈등이 생긴 것. 


데뷔 앨범에 이어 그는 4ㆍ11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다 해먹어’라는 곡을 발표할 생각이다. 본격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을 이 앨범에는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지난 1년의 생활이 녹아 들어 있다.

“고민과 갈등에 시달렸던 지난해 술집에서 만난 어떤 아저씨를 보고 이튿날 곡을 쓰게 됐다.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중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오면서 생계수단을 잃게 된 그 분을 보고, 약자의 입장에서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속 시원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의 꿈은 가수 김장훈이나 션처럼 좋은 음악을 전달해주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뮤지션이 되는 것이다. 6월에는 미니앨범을 낼 계획이며, 연말에는 1집 정규앨범을 내놓을 생각이다.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그의 노래가 한국 대중음악계에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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