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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코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방법

작가 공선옥. 그녀는 평소에 엄마와 데면데면하게 지냈다 한다. 스물 몇 살 쯤에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됐다. 그녀가 그에게 거절의 말을 했다던가. 좁은 시골동네에 와서 소위 ‘깽판’을 놓는 남자가 창피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때 동네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잠재운 엄마의 한 마디. “니 그릇 보다 작은 남자를 만나 망신을 당하는구나. 담부터는 니한테 맞는 남자 만나라.” 이 일로 그녀는 어머니와 완전히 화해하고 더불어 자신을 지킬 수 있었다고... 부모의 믿음이란 이런 것이다.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기둥!

‘아이들에게 친구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북섬 2007)의 작가 고든 뉴펠드과 가보 마테의 폭탄선언이다. 여기서 말하는 친구는 아이가 지나치게 의존하는 또래를 말한다.

고든 뉴펠드는 캐나나 벤쿠버에서 30년 넘게 자녀교육을 연구한 임상심리학자이다. 그는 아이가 크면 자연스럽게 친구에게 옮겨가는 게 당연한 걸로 보이지만 문제는 ‘시기’라 한다. 다시 말해 나이가 곧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충분히 판단력이 있고, 그들 자신이 올곧게 서 있을 때, 또한 가족과의 관계가 먼저 단단히 형성 되었을 때 또래에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 작가는 이 말을‘또래지향성’이라 하며, 가장 위험한 상황은 가족 간의 관계를 끊고 또래에게 매달리는 것이라 한다.

또래에게 지나치게 의존했을 때의 문제점은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그들의 불완전함, 미성숙함, 변덕스러움은 불안함을 낳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이 친구에게 많은 에너지를 다시 쏟아야만 하는 악순환이 된다. 이를 대치할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많이 벗어난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해야할까.

말로 하는 접촉은, 공부 뿐이 아닌 다양한 채널을 갖고 아이를 대하는 것이다. “너는 이런 것을 남다르게 하는구나.”, “그건 정말 독창적인 생각이구나.”, “이걸 해결하려고 이렇게까지 노력하다니 훌륭하다.”, “넌 이런 점에서 정말 재능이 있어.”, “이런 점을 해결하는 건 타고났구나.” (275쪽~276쪽)

저자는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고 한다. 방법은 인내와 사랑이다. 거의 도를 닦는 수준일 수도 있다. 그 기본은 눈을 맞추고 미소와 끄덕임을 보내는 인사, 포옹, 쓰다듬기 같은 ‘접촉’이다. 이에 더해 궁극적으로 우리가 줄 수 있는 선물은 아이의 존재 자체에 대한 우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을 누군가 원하고, 특별하게 생각하고, 중요하게 여기고, 소중히 생각하고, 진가를 알고, 그리워하고, 기뻐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이런 초청을 완전히 받아들이려면 마음에서 우러난 무조건적인 것임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규칙과 통제는 이런 친근함과 인정이 토대가 된 다음에 했을 때 효력을 발휘한다.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을 때,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거나 공고한 결합을 맺고 있지 않다면, 아이는 “엄마는 나를 좋아하지 않아.”라거나 “그것 때문에 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내가 ...할 때만 만족스러워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288쪽)

물론 부모 또한 인간이라 아이가 거부하고, 반항하며, 거짓말을 일삼으면 상처받게 마련이다. 이 때 우리 뇌의 방어적인 부위는, 모욕을 당해도 아프지 않고 결합이 부족해도 기분이 상하지 않는 영역으로 후퇴하고픈 충동을 일으킨다. 너무 지쳐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우리를 방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아이는 이것을 거부의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아이는 의식적으로 우리에게 상처를 주려는 게 아니라, 그저 어긋난 본능을 따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들이 우리를 밀어내도록 허용한다면, 아이가 붙잡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특히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하는 최후통첩은 거의 효과가 없는 방법이라고 한다. 끝까지 게임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 아이들을 끝까지 붙잡고 가는 것은, 아이들과 우리를 위해서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310쪽~311쪽)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엄마가 우리를 키웠던 방법 같은데...’ 당연한 걸 머리 싸매고 어렵게 공부해야할 만큼 우리는 삶으로부터 멀리 떠나왔나 보다. 책 표지가 눈에 띈다. ‘미국, 캐나다 등 수백만 부모들에게 부모노릇에 자신감을 되찾게 해준 책!’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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