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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스타’보다 흥미진진한 SBS ‘국민의 선택’…“개표방송의 혁명?”
[헤럴드경제=고승희기자] 개표방송의 혁명이었다. 비록 시청률 면에 있어서는 한 자리수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이번 4.11 총선의 개표방송 sbs ‘국민의 선택’은 숱한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흥미롭고 어지간한 영화보다 훌륭한 컴퓨터 그래픽이 돋보였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의 개표방송이 3개 방송사에서 나란히 전파를 탄 가운데 비록 시청률 면에 있어서는 KBS(13.3%)가 압승이었지만 SBS(8.6%)는 숫자를 얻는 대신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파업 여파로 개표방송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방송사고가 이어지고 자막처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어수선한 양방송사의 개표방송과는 달리 SBS ‘국민의 선택’은 작정하고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줬다.

이날 오후 4시부터 SBS에서는 ‘국민의 선택’은 시작부터 화려했다. 같은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인 ‘짝’과 ‘스타킹’이 패러디해 들어온 이날의 개표방송은 각 후보자들이 특징을 잡은 짧은 문구(강용석 ‘내가 제일 고소해’ㆍ김한길 ‘4년 만의 컴백 소설’ㆍ박세일 ‘찻잔 속 태풍의 눈’ㆍ문대성 ‘표절논란 돌려차나’ㆍ정몽준 ‘7선 꿈 향해 슛’)부터 이들을 형상화한 피규어, 경쟁후보간의 결투를 연상시키는 육상 및 복싱 라운드 등의 컴퓨터 그래픽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예능감 넘치는 컴퓨터 그래픽은 후보들의 등장에서 한 방을 터뜨렸다. ‘강달프’ 강기갑 후보는 배트카를 타고 등장했고 FIFA(피파) 부회장을 지낸 정몽준(서울 동작을) 당선자는 축구공을 차고 있었다. 영화 ‘ET(이티)’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은 ‘왕의 남자’ 이재오 당선자의 몫이었다. 활짝 웃는 얼굴로 자전거를 타고 달을 향해 날아가는 이재오 당선자, 그 옆으로는 게다가 ‘왕의 남자 이대 오디로?’라는 자막까지 곁들여 예능 프로그램 못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단지 볼거리에 그쳤다면 개표방송의 진면목은 퇴색되고 만다.

이날 SBS가 일궈낸 가장 큰 성과는 바로 후보들의 정치 성향을 분석해 진보5부터 보수5까지 숫자를 매긴 점. 친이 친박 친노 인사들의 득표현황과 1, 2위 점유율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점, 지역구를 세분화해 동 단위의 지지성향을 파악한 점, 전국구를 의석수 기준으로 분석한 점 등 다양하다. 또 한눈에 알기 쉽게 각 정당의 색을 한반도 지도 하나로 보여줬고, 현재 이웃집 주민들의 정치 성향까지 알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해 사소한 호기심마저 해결해줬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개표방송이 어지간한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더 흥미로웠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은 명승부를 펼치는 여야 후보들 간의 골육상쟁을 육상경기와 권투시합 중계로 상징화해 보여줬기 때문이다. 삼파전이 치열한 지역구 역시 세 후보간의 접전 상황을 그대로 담았고, 금세 역전을 일궈낸 지역구의 후보도 빠른 속도로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이곳 정계에서 끊임없이 달려가야 하는 자, 반드시 살아남아야하는 자, 지금의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는 자, 이 한 판을 뒤짚어야하는 자들의 모습이 잘 활용된 컴퓨터 그래픽과 후보들에 대한 분석 멘트를 통해 극명히 전해진 것이다.

때문에 이날 개표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웬만한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흥미진진하다”, “‘K팝스타’보다 더 많은 볼거리. 이번 개표방송의 진정한 승자는 SBS”, “개표방송을 보니 제19대 국회의 4년도 기대된다. 선거보다 재밌는 개표방송”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특히 한 시청자는 “국민의 생각을 대변한 개표방송이다. 나의 한 표로 인해 이 땅이 달라진다는 생각이 컸는데 대결형 구도 설정을 잡은 개표방송으로 인해 더 긴장되고 손에 땀이 났다”면서 이날 개표방송을 호평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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