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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력도 최고 배짱도 최고…우리가 ‘여풍당당 트리오’!
경마장에 부는 우먼파워
‘돌풍’김혜선 기수
하위권 ‘첩경’타고 1위에
통산 40승 복승률13.4%

‘샛별’이아나 기수
15일 1·6경주서 정상질주
데뷔 8개월만에 10승 기염

‘전설’이신영 조교사
올9승째로 다승랭킹 10위
자율·관리 리더십도 탁월

한국 경마에 본격적인 ‘여풍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이신영(32) 조교사, 김혜선(23) 기수, 이아나(23) 기수 등 실력파 여성 기수들이 남성 못지않은 배짱과 능력으로 ‘우먼파워’를 발휘하며 연일 우승과 다양한 신기록 경신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경마기수로 갓 데뷔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화제를 모으던 시대는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됐다.

▶이신영 조교사 데뷔 2년차에 월간 최다승, 국산마 최고기록 등 기록의 여왕= ‘최초의 여성기수’ ‘최초의 여성 조교사’ ‘여성 기수의 선구자’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신영 조교사는 지난해 7월 기수에서 조교사로 변신한 이래 연일 실력으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지난해 8승으로 가능성을 보인 데 이어 올해는 벌써 9승을 기록하며 수십년의 경력을 지닌 남성 조교사를 실력으로 꺾고 다승 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3월 한 달 동안 15전 5승 2위 1회로 복승률 40%를 기록하며 월간 최다승 조교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신영 조교사의 ‘홀리몰리(4세 수말)’도 지난 21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10경주 SLTC(말레이시아) 트로피 1800m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1분53.9초의 국산마 신기록도 달성했다.

역대 1800m 최고 기록은 2009년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상승일로’가 세운 1분54.4초가 최고 기록이었다. 이 경주에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캐피털송’ ‘카카메가’가 무기력하게 ‘홀리몰리’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김혜선 기수, 이아나 기수, 이신영 조교사

▶‘자율과 관리’ 여성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과 베테랑 경험이 한몫= 그가 이처럼 조교사로 빠르게 자리를 잡은 데는 ‘자율과 관리’로 마방을 일사불란하게 묶어내는 여성 특유의 리더십이 한몫을 했다. 이 조교사는 평소 자신보다 나이 많은 기수나 조교보를 존중하는 데 역점을 둔다. 별다른 지시도 하지 않는다. 경기 전 잔소리보다는 적절한 비유와 솔선수범으로 마방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기수로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10여년간 큰 경주에 출전하며 쌓은 경험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기수 시절 국내 여성 기수로는 처음으로 경마대회 3위(2004년 대통령배 ‘고려방’)를 차지했다. 같은 해엔 여성 기수 처음으로 그랑프리에 출전해 5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 조교사는 “앞으로 꾸준한 노력으로 더욱 뛰어난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마사회의 관계자는 “이신영 조교사의 마방은 신예 마필들의 도입이 늘었고 기존 실력파 말들이 제대로 안착을 했다”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신영의 뒤를 잇는 김혜선ㆍ이아나도 우먼파워의 주축= 이신영 조교사의 뒤를 잇고 있는 김혜선 기수(9조)와 이아나 기수(30조) 역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서울경마공원에서 ‘우먼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데뷔 4년차인 김혜선 기수는 4월 15일 7차례 경주에 나서 1위 2회, 2위 1회를 차지하며 복승률 40%의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 더구나 김혜선 기수는 이날 10경주에서 ‘첩경’을 타고 1위를 기록했다. 첩경은 경기전 인기 순위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김혜선 기수의 기막힌 말몰이에 깜짝 우승의 주인공이 된 첩경은 쌍승식 67.8배의 고배당을 터뜨렸다. 키는 150㎝에 불과하지만 ‘슈퍼땅콩’으로 불리며 다부진 능력과 두둑한 배짱,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승부근성으로 서울경마공원을 호령하고 있다.

김혜선 기수는 지난해 통산 40승을 기록하며 정식 기수로 등극한 뒤 올해 149전 9승 2위 11회로 복승률 13.4%를 기록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데뷔 1년이 안된 이아나 기수도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 기수는 지난 15일 1경주, 6경주에서 각각 ‘아이러브유’(22조)와 ‘천승’(22조)을 타고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 후 8개월 만에 세운 10승째 기록이었다.

마사회 관계자는 “여성 기수들의 섬세한 면이 경마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상승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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