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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변화ㆍ고도화된 ‘패니지먼트(팬+매니지먼트)’
#지난 3월,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중국 팬들은 그의 생일(2월 6일)을 기념해 중국 오지의 한 초등학교에 ‘윤호 도서실’을 만들고 책 1699권과 문구용품, 책꽂이와 책상 등 도서관에 필요한 물품 일체를 함께 기증했다.

#배우 이민호의 공식 팬클럽 ‘MINOZ(미노즈)’는 올해 ‘이민호 데뷔 6주년’을 맞아 그의 데뷔 날짜인 5월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명동과 논현동 사거리 등 3곳에 대형 전광판을 통해 20분 분량의 동영상을 상영했다. 2006년 데뷔작 ‘비밀의 교정’부터 연도별 이민호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이틀간 총 600회씩 상영됐고, 전광판 광고비는 400만원을 훌쩍 넘었다.


1980년대 초 가수 조용필의 ‘오빠 부대’를 시작으로 형성된 국내의 팬덤 문화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가수가 음반을 내면 언론사에 보도자료와 떡, 음반 등을 돌리고 배우가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면 현장 스태프를 격려하기 위해 도시락과 음료수를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각종 기부 및 봉사활동을 통해 스타의 이미지 관리에 적극적이다.

초창기 가수가 노래하는 곳을 따라다니며 ‘오빠’를 외치고 선물을 주던 10대 위주의 팬들은 1990년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클럽을 계기로 조직적인 형태를 갖췄다. 이어 1990년대 후반 철저히 기획사의 스타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돌 가수의 등장으로 ‘공식 팬클럽’을 통해 활동하다가 요즘에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쌍방향적이고 좀더 성숙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팬층 역시 10대 위주에서 추진력 있는 20대와 30~40대 삼촌팬 및 주부팬 등으로 넓어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990년대 팬 문화를 경험했던 중년층이 편입되면서 세대적으로 팬층이 넓어졌고 스타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쪽으로 성숙한 팬 문화가 발전하고 있다”며 “스타의 모교에 장학금을 설립하거나 쌀 화환 기부하기,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매니지먼트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팬덤 문화가 소극적이고 소비지향적이었다면 요즘엔 스타에게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팬덤 문화의 주축이 되고 있다. 기획사가 ‘돈이 되는’ 스타의 이미지 관리를 한다면, 팬들은 수익과는 별개로 스타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발벗고 나서며 ‘패니지먼트(팬+매니지먼트)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은 팬덤 문화가 한층 다변화되고 고도화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1990년대 PC통신을 중심으로 팬클럽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 1990년대 후반에는 네티즌이라 불리는 인터넷 인구가 급증하면서 팬클럽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TV나 라디오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 수동적으로 가수에게 지지를 보냈던 팬들이 90년대 이후에는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즉각적인 의사교환이 가능해진 셈이다.

최근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투브 등 SNS의 발달은 단순히 ‘오빠’를 외쳤던 소극적이던 팬들을 적극적인 문화 향유자로 변모시켰다.

해외 팬이 많기로 유명한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시원은 수시로 자신들의 국내외 공연 정보 등을 트위터에 올려 팬들과 소통한다. 시원은 한국인 스타 중에는 처음으로 트위터 팔로어 200만명을 돌파한 주인공이다. 올 5월 말 현재 시원의 트위터 팔로어는 205만5314명으로 압도적인 1위다. 또 다른 멤버 동해 역시 트위터 팔로어가 약 164만명에 달하며, 이특은 약 128만명, 희철은 약 122만명, 예성은 약 112만명이다.

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생팬(연예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팬) 역시 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은 팬덤 문화가 양극단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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