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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잣나무섬부터 인삼골까지…바람 난 캠핑족, 어디로 갈까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주5일근무제 정착과 아웃도어 열풍으로 캠핑이 계절 구분 없는 주말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캠핑인구는 어느새 100만명을 넘어섰고, 10여년 전부터 전국 곳곳에 오토캠핑장이 속속 들어서며 창업 아이템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주요 호텔을 중심으로 투숙객들에게 ‘캠핑의 맛’을 살짝 보여주는 ‘글램핑’도 인기다.

유럽에서 먼저 시작된 오토캠핑은 본래 캠핑을 위한 전문차량이나 트레일러를 이용한다. 하지만 외국처럼 트레일러에 수도시설까지 연결 가능한 캠핑장이 흔치 않은 국내에선 일반 차량으로 이동한 후 정해진 장소에 텐트를 설치한다. 한국식 오토캠핑이다. 전국적으로 오토캠핑장은 무려 200개에 달한다. 급속하게 증가하는 캠퍼들을 유혹하는 불법 야영장까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노을빛이 쏟아지는 강변 풍경, 인삼 향을 맡고 건강도 챙기는 하룻밤, 바닷바람을 마주하는 거친 야영 등 각기 다른 매력으로 캠핑족 가슴을 달뜨게 하는 오토캠핑장 4군데를 엄선했다.

▶잣나무 섬에 나만의 별장을… ‘평창 아트인아일랜드’(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원길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에는 흥정계곡이 만드는 ‘붓꽃섬’(약 2만㎡)이 있다. 보랏빛 붓꽃이 많이 피는 이 섬은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계곡물이 상류의 차가운 공기를 품어 한여름에도 상쾌하다.

섬 안에는 아름드리 잣나무와 낙엽송이 우거져 있다. 그 사이사이 강원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엄나무ㆍ느릅나무ㆍ돌배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언제든 기분 좋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아트인아일랜드 캠핑장은 90여동 이상 텐트를 칠 수 있는 규모지만, 늘 30동만 예약을 받는다. 성수기에도 최대 50동이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덕분에 캠퍼들은 여유로운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유아방과 공부방도 준비돼 있다.

특히, 이곳은 봄에 심은 채소를 수확하는 여름 프로그램이 인기다. 캠핑에 참여한 아이들은 모두 흥정계곡 상류 쪽 밭과 산에서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꽃사슴도 관찰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허투루 지나치지 않도록 아트인아일랜드는 2박3일 캠핑을 기본으로 예약을 받는다.

봉평면은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이효석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효석의 삶과 문학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이효석문학관’이 캠핑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전시관에서는 이효석 친필 원고ㆍ책 등과 함께 메밀 가공 과정, 메밀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강물ㆍ사람ㆍ바람이 하나 되는 곳…‘여주 이포보캠핑장’(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여주 이포보캠핑장은 웰빙캠핑장과 오토캠핑장으로 구분된다. 간소한 장비를 이용해 호젓한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웰빙캠핑장을, 완벽한 장비를 갖춘 캠핑을 원한다면 오토캠핑장을 선택하면 된다.

차량과 캠핑 공간이 분리돼 있는 웰빙캠핑장은 오토캠핑장보다 한적하고 조용하다. 다만 주차장에서 캠핑장까지 장비를 직접 들고 옮겨야 하는 불편이 있다.

웰빙캠핑장을 지나야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사이트는 외곽에서 중심부로 차량통행로를 따라 동심원을 그리며 자리하고 있다. 앞뒤 사이트가 마주하는 구조지만 도로가 넉넉하고, 좌우로 풀밭이 있어 아늑하고 널찍하다. 사이트가 여유로워 다양한 구성의 텐트를 구축할 수 있어 개성 강한 캠퍼들은 반길 만하다.

오토캠핑장은 남한강과 가까워 풍경도 일품이다. 낮이면 수면에 닿아 부서지는 은빛 물비늘, 해 질 녘이면 서산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빛이 캠핑장까지 찾아온다. 칠흑 같은 밤, 야전침대에 누워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하는 호사도 놓칠 수 없다.

이포보캠핑장은 인라인스케이트장ㆍ축구장ㆍ족구장ㆍ농구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전거 도로는 빼놓을 수 없는 자랑. 양평에서 여주를 거쳐 충주까지 자전거 전용도로가 말끔하게 정비돼 있다. 이포대교 앞 천서사거리 부근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인삼향 맡고 건강 챙기는 하룻밤… ‘인삼골오토캠핑장’(충남 금산군 제원면 용화리)= 캠핑의 목적이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쉬면서, 잃어버린 나를 찾고 허약해진 기운을 채우며, 가족과의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것이라면 인삼골오토캠핑장은 100% 이상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용화마을에서 요리조리 휘어지는 마을 안길을 약 1.5㎞ 정도 지나면 금강변에 차분한 모습으로 들어선 인삼골오토캠핑장이 나온다. 금강 본류와는 또 다른 물줄기를 가늘게 뽑아 캠핑장 북쪽을 흐르게 했다. 이 물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가 캠핑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강 건너편 마을은 부리면 신촌리로, 인삼밭이 많은 마을이라서 한 차례 바람이라도 불면 캠핑장은 인삼 향기로 뒤덮인다. 강물 위에 잠수교가 놓여져 수위가 낮은 시기에는 언제든지 통행이 가능하다. 


발 빠른 캠퍼들은 강변 쪽을 향한다. 간이테이블에 커피 한잔을 올려놓고 접이식 의자에 몸을 누이고 말없이 흐르는 금강을 바라볼 수 있다. 해 지는 시간대에는 붉게 물드는 금강을 볼 수 있다.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다.

인삼골오토캠핑장의 하룻밤을 즐기기 전후에 가볼 만한 곳으로는 ‘금산인삼관’ ‘칠백의총’ ‘금산향토관’ ‘개삼터공원’ ‘보석사’ 등이 있다. 


▶다이내믹한 바다 캠핑… ‘새만금오토캠핑장’(전북 군산시 옥도면 야미도리)= 캠핑이란 그윽한 숲 속에서 즐겨야 제맛이라고 여기는 캠퍼들에게 새만금오토캠핑장은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지난 5월 5일 문을 연 새만금오토캠핑장은 바다를 가로막아 만든 새만금방조제 위에 있다. 거친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마주해야 하는 ‘매력적인 단점’이 있다. 거칠고 호방한 분위기가 의외로 신선하다. 


‘새만금방조제’는 전라북도 부안을 시점으로, 군산을 종점으로 한다. 길이는 무려 33.9㎞. 기네스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다. 방조제 끝에서 끝까지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부안 제1방조제부터 군산 제4방조제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쉼터와 휴게소가 마련돼 있어 차를 세우고 전망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캠핑장보다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새만금방조제의 종점인 ‘비응항’. 횟집 등 식당이 많으므로 해물칼국수 등으로 요기를 할 수 있고, 캠핑장 저녁 먹을거리를 마련할 수 있다. 늘 먹는 바비큐 대신 현지에서 구입한 제철 재료는 어떨까. 비응항 새만금종합수산시장에서는 제철을 맞은 자연산 광어ㆍ갑오징어, 산란기를 앞둔 알이 꽉 찬 암게ㆍ소라ㆍ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비응항에서 10분가량 달리면 캠핑장 입구가 보인다. 지역 특색을 살려 아치형 게 모양이다.

장비 대여도 가능하다. 4~6인용 거실형 텐트, 바닥 습기를 막는 그라운드시트, 햇빛을 가리는 타프, 침낭, 테이블과 의자, 코펠, 버너까지 주요 장비가 모두 구비돼 있다. 텐트가 아니라 주방부터 침실까지 완벽히 갖춘 캐러밴도 빌릴 수 있다.

pdm@heraldcorp.com, 사진ㆍ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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