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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우리 곁을 떠도는 좀비 경제 논리는?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아이디어가 이미 사장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되살아나는 이론, 사상, 견해를 좀비 아이디어라고 말한 이는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다.

틀렸고 위험하다는 게 입증됐는데도 없애기 어렵다. 존 퀴긴 퀸즐랜드대 교수는 세계 금융위기를 통해 오류가 드러난 효율적 시장가설과 대안정기는 죽은 아이디어로 치부되지만 여전히 우리 곁을 서성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경제학의 5가지 유령들’(21세기북스)을 통해 경제학에 파고든 다섯가지 좀비 아이디어를 적시하며 비이성적인 태도를 경계할 것을 주문한다.

그중 하나인 ‘대안정기’ 논리는 1985년 이후는 유례없는 거시경제 안정기였다는 생각이다. 어떤 투자든 금융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이 그 가치의 최근 사치라는 ‘효율적 시장 가설’, 부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이 결국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트리클다운 가설’ 등 우리 곁을 떠도는 유령들이다.

퀴긴 교수는 이 이론들은 모두 금융시장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개별 위험을 완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는 경제체제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지만 금융위기의 시험대 위에서 살아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최근 고개를 쳐들고 있는 건 현재 경제시스템을 떠받치는 이론들에 대한 재평가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앞으로의 경제학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현실을 더 많이 보고 논리적 정확성에는 덜 집중하고, 둘째 형평성을 더 많이 생각하고 효율성은 덜 중시하기, 셋째 더 많이 겸손하고 덜 자만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험에 둔감해지고 대안의 경제시스템이 말만 무성할 뿐 자리매김 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저자의 경고 메시지가 따끔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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