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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의 질환’ 골다공증…자각할땐 이미 늦었다
중년여성 10명중 4명은 골다공증
폐경기후 여성호르몬 안 챙기면
70세 지나고 예외없이 발병

유제품·비타민D 꾸준히 섭취
유산소 운동도 골밀도 유지 도움


올해 환갑을 맞은 김모 할머니는 재롱을 부리는 손자들이 아무리 귀여워도 마음껏 안아볼 수가 없다. 자꾸만 휘는 허리 탓에 김 할머니는 급기야 걸을 때도 뒷짐을 짓고 뒤뚱뒤뚱 거리기 시작했다. 등산화엔 먼지가 쌓인 지 오래다. 김 할머니의 뼈는 솜씨 나쁜 새의 둥지마냥 성기다. 부랴부랴 뼈에 좋다는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병원을 찾지만 한 번 약해진 뼈는 도통 회복되지 않고 있다. 김 할머니는 그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소리 없이 빠져나가는 칼슘= 골다공증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질환’이라 불린다. 골다공증은 뼛속 칼슘이 빠져 나가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골절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모든 부위에서 골절이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척추, 고관절(엉덩이뼈), 손목에서 발생하기 쉽다. 골감소증은 골다공증의 전 단계로 골다공증만큼이나 흔한 질병이다. 김계형ㆍ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50세 이상 여성 2870명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50세 이상 여성 10명 중 4명이 골다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감소증 유병률도 43.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골감소증이 있으면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김계형 교수는 “80세 여성의 골감소증은 50세 여성의 골다공증보다 골절을 유발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별다른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다 골절 같은 질환을 불러오므로 평소 검진을 통해 예방해야 한다.
 [사진제공=세연통증클리닉]

문제는 병이 심해지도록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본인이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인식률)은 37.5%에 그쳤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는 비율(치료율)도 23.%에 불과했다. 다만 2년 이내 건강 검진을 받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골다공증 인식률은 2.05배, 치료율은 2.07배 높아 정기적인 검진이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필수적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누가 잘 걸리나= 골다공증은 주로 나이가 많은 여성에게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폐경기가 되면 난소 기능이 중지돼 골소실이 급격히 일어난다. 주로 평균 폐경연령인 50세 이후 5년 동안 일어나는데 여성호르몬 공급 없이 20년을 지낸 70세 이후가 되면 대부분의 여성이 골다공증의 범주 안에 들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70세 이상 여성이 50대 여성에 비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10.9배에 달한다. 생활습관이나 체형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체질량지수(BMIㆍBody Mass Index)가 20 이하인 마른체형의 여성이 비만인 여성(BMI 25 이상)보다 5.6배, 칼슘 섭취가 적은 여성(하루 231㎎ 이상 섭취)은 칼슘을 많이 섭취하는 여성보다 1.3배가량 골다공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이 부족한 여성도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거나 키가 2㎝ 이상 줄었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예방 방법= 골절 없이 골다공증만 있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거나 약물 치료를 병행해 고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골절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여러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골다공증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생기는 것인 만큼 평소 칼슘 섭취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김계형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들은 하루 403㎎ 정도 칼슘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적정 칼슘 섭취량인 120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이 대표적이다. 우유에는 칼슘 흡수를 돕는 유당 및 카제인이 포함돼 있어 특히 좋다. 비타민D는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므로 골다공증 예방에 필수다. 그러나 한국인의 혈중 비타민D 농도는 매우 부족해 평소 생선이나 달걀노른자 등 비타민D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피부에서 비타민D가 합성되므로 야외 활동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걷기나 달리기 같은 적절한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면 골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걷기 운동을 할 때는 발이 땅바닥에 지그시 닿게 걷는 방법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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