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인호의 전원별곡](전원명당 58) 안동 풍천면 “하회마을과 신도시…예서 전원 터 잡아볼까”
[헤럴드경제=박인호 객원기자]경상북도 안동시는 스스로를 역사의 향기와 전통의 숨결이 살아있는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말한다. 유교문화의 본향이자 불교문화의 정수요. 민속문화의 보고라고 자랑한다. 풍천면 하회(河回)마을은 이를 잘 보여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마을이다. 지난 1984년 국가중요민속자료(제122호)로 지정되었고, 2010년 7월31일에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하회마을은 물이 마을을 돌아 흐른다고 하여 ‘물도리동’ 이라고도 부른다.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면서 산태극·수태극의 절묘한 지형을 빚어냈다. 이른바 ‘태극형’의 명당이다. 또 물위에 활짝 핀 연꽃과 같다고 하여 ‘연화부수형’, 짐을 가득 실은 배가 떠나려고 하는 ‘행주형’이라고도 하는 길지이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에서도 으뜸 길지로 손꼽을 만큼 이름난 명당이다.

안동시 풍천면 위치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으뜸 명당

마을의 동쪽에 태백산맥에서 뻗어 나온 화산(327m)이 있고, 이 산줄기가 낮은 구릉지를 형성하면서 마을의 서쪽 끝까지 뻗어있다. 수령 600여 년 된 삼신당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중심부이다.

고려시대 초기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이 마을은 “허 씨 터전에 안 씨 문전에 류 씨 배판”이라는 향언이 구전되어 온다. 고려 말 조선 초 이후 풍산 류 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동성마을이며, 기와집과 초가집이 오랜 세월 속에서도 잘 보존된 곳이다. 특히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류운룡 선생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류성룡 형제가 자라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을은 화산의 얕은 능선을 따라 난 길을 중심으로 남촌과 북촌으로 나누어진다. 이 마을의 건축물들은 동·서·남·북향의 모든 좌향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 모든 건축물이 강을 향하고 있다. 마을의 한 주민은 “모든 집들이 강을 향하는 것은 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뿐만 아니라 앞이 시원스럽게 트이고 강물이 흐르는 풍치를 즐기기 위한 것”이라며, “자연에 순응하여 그 속에 동화되고자 하는 선조들의 슬기로움이 잘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하회마을 전경

양반 기와집과 서민 초가집 함께 어우러져

하회마을은 고건축 박물관이라 해도 좋을 만큼 조선시대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의 살림집들이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솟을대문을 세운 거대한 규모의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주일재, 하동고택 등의 양반가옥인 기와집과 서민가옥인 크고 작은 초가들이 길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하회리 자연마을로는 하회와 돌고개, 웃밀골, 아랫밀골, 목골, 서원마, 새동네 등이 있다.

이렇듯 풍수명당인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유명한 민속문화의 보고이자 관광지이다. 그렇기에 주말과 휴가철 뿐 아니라 평일에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이렇다 보니 하회마을과 가까운 주변 지역은 호젓하고 쾌적한 전원생활을 즐기기에 다소 부적합한 환경이다. 풍수명당에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니 관광명당이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관광명당은 전원명당이 될 수 없다.

하회마을이 들어서있는 안동시 풍천면은 또한 매머드급 개발 호재를 갖추고 있다. 바로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이다. 이는 경북지역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건설 사업으로 꼽힌다. 오는 2027년까지 3단계에 걸쳐 2조3000억 원을 투입해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인근 1만966㎢(330만평)에 인구 10만 명(4만 세대) 규모의 행정중심 복합형 자족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신도시는 예천군 호명면 산합리, 금릉리와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 도양리, 가곡리에 걸쳐있다. 하회마을에서 가깝다. 먼저 1단계 사업은 오는 2014년까지 도청, 도의회, 도교육청, 경북지방경찰청이 들어설 행정 타운을 중심으로 부지 4.76㎢에 인구 2만5000명 규모로 건설된다.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휘감아 흐르는 풍수 명당터다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건설 ‘초대형 호재’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는 동북쪽에 검무산, 서북쪽엔 가일산, 남쪽으로는 낙동강이 흐르고 있는 배산임수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국도 28호선과 국도 34호선이 통과하고 있고 중앙고속도로에 인접해 있다.

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에 따르면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사업의 용지보상은 지난 5월 중순 현재 96.6% 협의보상을 끝냈다. 오는 9월이면 기공식을 갖고 당초 계획대로 2014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 도청사는 인접한 세계문화 유산인 하회마을 등 주변경관 및 자연환경에 조화를 이루고 한국적 이미지를 담는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친환경 관광 명품청사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관광명소인 하회마을과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란 개발 호재를 갖고 있는 풍천면에서의 전원입지를 둘러보자. 풍천면에는 하회리 외에도 광덕리, 구담리, 구호리, 금계리, 기산리, 도양리 등 많은 리(里)들로 구성되어 있다.

광덕리는 하회마을과 화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낙동강의 물줄기가 하회마을을 완전히 휘감아 돈 후 화천서원 앞에서 다시 방향을 틀어 광덕리를 감아 돌아 완연한 산태극·수태극의 형국을 이룬다. 낙동강의 흐름에 의해 형성된 퇴적지에 마을이 형성되어 광덕리의 대부분이 낮은 구릉지를 이루고 있다. 자연마을로는 솔안, 저우리, 앞개, 광디이, 건잣, 안심이, 심못골, 섬마, 솔미 등 7개 마을이 있다.

하회마을 기와집

광덕리 구담리 금계리 기산리 등 관심

구담리는 풍천면에서 가장 큰 생활중심지이다. 낙동강의 흐름에 의해 생긴 아홉 개의 깊은 소가 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마을로는 뒤지골, 안골, 거무개, 섬마, 시장 등이 있다. 풍천면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구호리는 봉화산 등 산지에 속하며 을곡천이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양지마와 음지마 자연마을이 있다.

광덕리에서 신립광산으로 통하는 지방도를 따라 재를 넘어 마늘봉의 남사면에 자리 잡은 마을이 있으니 바로 금계리이다. 마을을 굽어 흐르는 계곡이 마치 비단과 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마을로는 신기, 탑마, 굽리, 고사 등 4개가 있다.

기산리는 구담리에서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구담교를 건너 넓게 펼쳐진 들에 형성된 마을이다. 낙동강의 남쪽에 자리 잡아 마을의 북쪽이 넓은 평야지역이고 남쪽이 산간지역에 속한다. 자연마을로는 샘골, 뒷골, 섬마, 난대골, 아랫골, 샛골, 섬마 등 7개가 있다.

하회마을 초가집

어담리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자라형국이어서 못이 있어야 마을이 흥한다고 해서 어담이라 불렀다고 한다. 인금리는 하회리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마을이다. 그렇지만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없어서 이 마을에 가려면 지방도를 따라 재를 넘어 약 25㎞를 우회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한다.

갈전리는 갈대밭이 있었으므로 갈밭, 갈전, 가을전으로 불리었다. 갈밭마을의 북쪽 마을은 여자지(女子池)의 안쪽이 된다하여 못안, 모산마을이라 한다. 갈밭의 북쪽 검무산 아래 지당마을이 있다. 지당의 아래쪽엔 원댕이 원당마을이, 동쪽엔 양뱅이, 양광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이외에도 도양리, 병산리, 신성리, 가곡리가 풍천면에 속해있다.

풍천면의 특산물로는 풍천참외, 메론, 수박, 딸기 등 여름 과일이 풍성하며 식용마, 우엉, 곶감도 생산된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