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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밭농사 역사 1500년 앞당겼다
2001년 사적으로 지정된 고성 문암리 유적지에서 한반도 농경 역사가 고조선보다 이른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됐음을 증명하는 경작 유구가 발견됐다. 문암리 밭을 신석기 시대 것으로 확정
강원 고성서 2개층 밭 확인
집터 5기·집과 붙은 밭터도 발견
동아시아 최초…中·日에도 없어



1. 한반도의 농경은 신석기 시대 초기부터 시작됐다. 괭이ㆍ보습 등 석기와 조ㆍ기장 등 탄화 곡물이 이를 뒷받침한다.

2.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는 수렵채집경제였으며, 농경은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됐다. 괭이ㆍ보습 등의 석기는 농경도구가 아니라 식물뿌리 채집이나 땅을 파는 데 사용됐을 것이다.

3.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 전기 후반에는 조와 기장 재배가 시작됐으나, 그 비중은 높지 않아 신석기 시대를 수렵채집경제, 청동기 시대를 농업경제로 본다.

위 세 가지는 그동안 한반도의 농경 시작시기에 대한 기존 학계의 대립된 입장이다. 신석기 시대 시작설과 청동기 시대 시작설, 그리고 둘을 절충해 신석기 시대에 농경은 했으나 생업경제에서의 비중이 낮아 농업경제로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1년 사적으로 지정된 고성 문암리 유적지에서 한반도 농경 역사가 고조선보다 이른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됐음을 증명하는 경작 유구가 발견됐다. 문암리 밭을 신석기 시대 것으로 확정한 결정적인 증거는 하층 밭과 5호 집자리<아래 작은 사진>의 토층 관계다. 집자리가 하층 밭을 터파기해 조성됐음이 뚜렷하게 확인됐으며, 출토된 빗살무늬토기 조각 4점은 신석기 중기(기원전 3600~3000년) 유물로 판단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한반도에서 신석기 시대부터 농경을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 일본, 중국에서도 아직 발견된 바 없는 신석기 시대 밭이 한반도에서 발굴됐다. 동아시아 최초의 신석기 시대 밭 유적일 가능성이 높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강원도 고성 문암리 선사유적지 발굴조사에서 신석기 시대 중기(기원전 3600~3000년)의 집자리 5기와 야외 노지 13기 등의 유구와 함께 2개 층의 밭이 확인됐다.

김영원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26일 문암리 유적지 발굴현장에서 설명회를 갖고 “상층 밭은 조사지역 전체에 분포돼 있고, 현재까지 확인된 면적은 약 1260㎡ 정도” 라며 “동ㆍ서ㆍ남쪽으로 이어지는 모양으로 보아, 당시 규모는 더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형우 연구관은 “신석기 시대 밭은 현재까지 중국, 일본에서도 확인된 바 없어, 이번에 발굴된 밭은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발굴된 신석기 시대 밭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문암리 유적지 밭을 신석기 시대 유구로 확정한 근거는 함께 발견된 주거지 유적(5호 집자리)이다. 홍 연구관은 “5호 집자리 유적에서 신석기 시대 유물인 빗살무늬토기편이 발견됐다”면서 “집자리는 기존에 만들어진 하층밭을 파고들어가 형성됐으며, 이는 하층밭이 집보다 오래전에 형성됐음을 밝혀주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제까지 한반도에서 발굴된 밭 유구는 청동기 시대(기원전 1500~400년)의 것이 가장 빠르다. 중국에서도 신석기 시대 초기부터 농경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화전과 산파(씨뿌리기) 같은 형태 외에 밭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동미 기자ㆍ고성=정진영 기자>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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