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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재곤의 스포츠 오딧세이> 프로야구 10구단 창단과 구단주의 결단
야구는 데이터를 중시한다. 미국 프로야구는 2000년대 초부터 ‘빅 데이터’ 방식을 도입해 모든 경기의 상황을 면밀히 기록하고 다양한 각도로 수백 대의 카메라를 현장에 설치해서 녹화 후 추산, 통합, 비정형 분석, 의사결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 시스템이 확립된 상태다. 빌리 빈 단장을 소재로 한 영화 ‘머니볼’의 내용이 바로 데이터 야구의 실효성을 여실히 증명한 사례이다.

야구 소비자도 나름 감독처럼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일수록 훈수가 정확하다. 어김없이 타자와 투수의 승부처를 예견해낸다. 야구가 재미있고 인기가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는 어언 800만 관중 진입이 예견될 정도로 흥행 소재가 다채롭다. 이를 증명하듯이 개막과 함께 야구장의 광고판에 다양한 기업명이 다수 노출되고 있다.

풍성한 잔치가 농 익어갈 즈음 난데없이 불상사가 발생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가 제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유보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선수수급의 부족현상으로 인한 리그의 질 저하와 인프라 구축의 문제’를 이유로 달고 있다. 궁색한 변명이다.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은 기존 구단의 집단 이기주위의 발로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9구단 체제로 리그가 운영돼야 하는데 현존하는 프로리그 중에 홀수구단으로 운영하는 나라가 없다.(중국은 세미 프로리그이므로 제외) 그만큼 파행 운영을 예고하고 있다.

데이터에 정통한 각 구단의 실무진이 9구단 창단을 허가한 행위는 이미 10구단 승인을 전제한 것임을 의미했다. 최종표결을 예측한 KBO의 순진한 ‘작전 미스’가 아니라면 고위층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이 번복됐다는 오해(?)를 받을 만 했다. 프로야구 발전에 큰 힘을 보탠 기존 구단의 노고는 인정한다. 하지만 팬들의 무거움이 간과됐다. 통 크게 승인을 했어야 옳았다. 언젠가는 승인할 일을 속 시원하게 처리하고 찬사를 받았어야 했다.

더군다나 선수들은 올스타전을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점입가경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팬들의 준엄함을 의식치 않고 있다. 해결방법은 있다. 이제 수원과 전북이 유치했다는 기업명을 발표해서 의지를 재확인하고 가치평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그들의 오너와 함께 기존 구단주들이 머리를 맞대고 프로야구의 백년미래를 위해 재논의가 시작되어야겠다. 잘못을 고치기에 주저하지 않는 물탄개과(勿憚改過)의 의미를 떠올려보면 어떨까 싶다.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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