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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전원명당 60) 괴산군 칠성면 “산빛·물빛이 정겨운 이곳…옛길 따라 쉬엄쉬엄 살아보세”
‘산막이옛길’은 충청북도 괴산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한곳이다. 칠성면 사은리를 중심으로 외사리에 일부 걸쳐있는 이 길은 지난 2009년 괴산군에서 13억 원을 들여 괴산호 수변을 따라 조성한 길이 4㎞의 산책로다.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사은리 산막이마을까지 이어지며, 삼성봉(550m) 천장봉(437m) 등잔봉(450m) 국사봉(477m)에 둘러싸여있다. 산과 강의 환상적인 조화에 보는 이의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으로 가로막혔다’는 뜻으로,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갔던 피란민들이 산에 막혀 더는 가지 못하고 머물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곳은 괴산의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평일에도 외지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주말과 휴일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괴산군 칠성면 일대 위치도

산막이옛길이 있는 칠성면은 인접한 청천면과 함께 괴산군의 양대 전원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달천(괴강)과 속리산국립공원이 산수를 완성한다. 칠성면은 괴산군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군소재지로부터 8㎞ 지점에 있어 가깝다. 남으로는 해발 948m의 군자산과 비학산의 경치가 아름다워 소금강이라 일컫는 쌍곡계곡이 있다. 농산물로는 고추, 인삼, 절임배추, 송이버섯 등이 많이 생산된다.

칠성면에서도 사은리와 외사리는 괴산호를 따라 만들어진 산막이옛길을 따라 걸으며 쉬엄쉬엄 인생2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사은리에는 자연마을이 여럿 있다. 칡이 많아 이름 지어진 ‘갈론’, 바위가 뚫려있다는 ‘굴바우’, 옛날에 오랑 벼슬을 한 사 씨가 살았다는 ‘내사리’, 옛날에 산막을 치고 사기를 구웠다고 하는 ‘도룡골(산매기)’, 토질이 좋아서 생약초가 많이 나는 ‘상내원’, 이외에도 안터, 윗마을 등이 있다.

산막이옛길에서 본 괴산호

외사리는 사오랑마을을 비롯해 봄이면 배꽃이 구름처럼 많이 피었다 하여 이름 지어진 ‘배원’, 옛날 원이 있었던 ‘하원리’, 1980년도 수해로 침수되어 이주한 사람들이 정착한 ‘새동네(삼성리)’, ‘오향골’ 등이 있다.

하지만 외사리와 사은리 일대 땅은 산막이옛길의 인기를 없고 호가가 천정부지로 뛰었다. 괴산읍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외사리와 사은리의 경우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은 입지에 따라 호가가 3.3㎡(1평)당 20만~50만원에 달한다”며 “특히 산막이옛길에 인접한 땅의 경우 호가가 춤을 추면서 아예 매물이 사라진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주변 산과 괴산호가 어우러진 산막이옛길

외사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외사리와 사은리의 경우 불과 몇 년 전만해도 3.3㎡(1평)당 5~6만원에 불과했는데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산막이옛길 인근은 늘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기 때문에 호젓한 전원생활을 하기에는 오히려 좋지 않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지난 6월1일 지역 대표 관광명소인 산막이옛길 주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사은리 517 일대 사은1지구 14만4812㎡와 사은리 278 사은2지구 13만5335㎡를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결정 고시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가설건축물 설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상황이 이렇다면 전원 터로 굳이 외사리와 사은리 일대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풍광이 좋은 곳이라 하더라도 관광명당이 되면 더 이상 전원명당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오랑마을

이에 따라 칠성면 소재지인 도정리나 외사리로 들어오는 입구 쪽의 송동리를 비롯해 율원리, 율지리, 비도리 등 칠성면소재지 인근의 여타 지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송동리 자연마을로는 칡이 많았다고 이름 지어진 ‘갈골’, 화암서원이 있는 ‘서원리’, 소나무가 많다 하여 이름 붙여진 솔골(현재 송동마을), 이외에 양지말,음지말,텃밭말이 있다.

산막이마을

두천리는 달천이 마을 앞을 돌아 흘러서 마치 내로 막은 것처럼 되었으므로 마그내 또는 두천(杜川)이라 하였다. 면 소재지가 있는 도정리의 지명은 깊은 우물이 있다 하여 길우물·도정(道井)이라 부른 데서 유래됐다.

괴산군은 오는 2014년까지 갈은구곡~쌍곡구곡~선유구곡~화양구곡 등 군자산 둘레길을 조성해 산막이옛길을 연계해 건강 걷기 중심의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막이옛길을 포함한 갈은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추진, 농촌마을의 생활환경 정비와 주민소득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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