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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스타 예명, 트렌드 살펴보니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1996년 데뷔한 원조 아이돌 그룹 H.O.T의 멤버 강타(본명 안칠현)는 아이돌 예명의 시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만화 속에서 주인공이 안타를 치는데, 안타보다는 강하게, 가요계를 강타하라! 강타, 좋다!”며 예명이 탄생했다. 당시 강타는 예명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밤새 울었다고 전해지지만, 지금은 성공적인 예명의 대명사로 통한다.

강타에서 시작된 K-팝(Pop) 스타들의 예명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가요계는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에 흑인 음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영어 이름이나 고유명사형 예명이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1990년대 이전에 본명이나 부르기 쉬운 우리말 예명을 많이 썼다면, 힙합이 들어오면서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이름을 선호해 독특한 예명이 많아진 셈이다. 여기에다 최근 K-팝 합류가 본격화되면서 일본이나 중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애초 기획부터 한자나 영어 예명이나 간결하면서 친근한 예명을 쓰는 경우가 늘어났다. 일부에서는 영어 예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된 K팝 스타들의 글로벌한 예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당장 올해 데뷔한 신인가수 중에도 영어 예명을 쓰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띈다. JR, Aron(뉴이스트 멤버), JB, Jr.(JJ프로젝트 멤버), 앨리스, 라임(헬로 비너스), 안다미로, 에일리 등이 대표적이다. K-팝의 선두주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H.O.T를 시작으로 올해 데뷔한 신인그룹 EXO까지 소속 아티스트들의 상당수가 예명을 갖고 있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예명이 이수만 프로듀서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한자나 영어 예명을 즐겨 썼고,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잘 부각시키는 이름을 지어 ‘예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998년 데뷔한 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본명 박충재)과 혜성(본명 정필교)은 강타에 이어 “가요계에서 전진하라”, “가요계의 혜성”이란 뜻으로 지어진 예명. 그 연장선 상에서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본명 박정수)은 “가요계의 강수가 되라”는 뜻에서 처음 예명이 ‘강수’였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신이’가 됐고, 또 다시 불만을 제기하자 이수만 프로듀서가 “이 특이한 녀석”이란 뜻으로 ‘이특’을 지어줬다.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본명 신동희)은 이수만 프로듀서가 원래 ‘우동’이란 예명을 지어줬는데, 맘에 들어하지 않자 ‘동춘’을 제시했고 결국 본명에서 ‘희’ 자를 뺀 신동이 됐다. 또 예성(본명 김종운)은 ‘예술인의 성대’의 약자로 역시 이수만 프로듀서가 지은 이름이다.


동방신기는 ‘오장육부’, ‘동방불패’, ‘전먹고(전설을 먹고 사는 고래)’ 등이 후보였고 이 중 ‘동방불패’가 낙점됐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중국 영화 ‘동방불패’의 감독을 찾아가 이름을 써도 된다는 허락까지 받았지만, ‘불패’의 한자가 예쁘지 않아 나중에 ‘신기’로 바꾸면서 동방신기가 탄생했다. 멤버들이 네글자 이름을 쓴 것도 동방신기가 처음이었다. 네글자 이름의 시초는 최강창민으로, 당시 팬 카페 이름이 최강창민인 것을 발견하고 자연스레 예명이 된 것. 유노윤호는 말 그대로 유노(You know), “당신을 안다”는 뜻이며 “언제나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리더의 의미를 부여했다. 멤버들은 처음엔 네글자 이름을 부끄러워했다지만, 지금은 일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는 그룹명으로 손색이 없다.


샤이니(SHINee)는 ‘Shine’에 명사형 어미 ‘ee’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로, ‘빛을 받는 사람’이란 뜻이다.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이 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멤버 키(Keyㆍ본명 김기범)는 ‘무엇이든 척척 잘 해내라’는 뜻에서 지은 예명이며, 온유(본명 이진기)는 목소리가 감미롭고 부드러워서 지어진 예명이다.

또 천상지희의 멤버 다나(본명 홍상미)는 H.O.T와 함께 출연한 한일 합작 영화 ‘에이지 오브 피스’의 여주인공과 이미지가 잘 어울려 그 이름을 예명으로 따왔다.


올해 데뷔한 EXO 멤버들도 카이(본명 김종인), 찬열(본명 박찬열), 백현(본명 변백현), 루한(본명), 첸(본명 김종대), 세훈(본명 오세훈), 레이(본명 장예흥), 시우민(본명 김민석), 디오(본명 도경수), 수호(본명 김준면), 크리스(본명 오범)등 대부분 부르기 쉬운 영어나 한자 이름이 다수를 차지한다. 일부는 본명에서 한 글자를 뺀 이름을 사용하지만, 이 경우에도 한글을 영어 예명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또 빅뱅의 G-드래곤은 본명 권지용을 영어 이름으로 바꿨고, T.O.P(본명 최승현)은 아예 부르기 쉬운 영어 이름으로 예명을 쓴다. 2NE1의 멤버 씨엘(본명 이채린) 역시 영어 예명이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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