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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분노 표출도 다음 굿샷을 위한 돌파구…
골프를 떠올릴 때 가장 많이 얘기하는 단어가 바로 에티켓과 매너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빠르고, 치고, 달리는 경쟁이 아니라 고요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운동이지만, 사실 골퍼들의 내면에서는 격투기보다 더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실수를 했을 때 누군가를 탓할 수 없고 본인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격하게 차오르기 때문이다.

볼을 잘못 치고 나서 프로들이 클럽으로 땅을 내려찍는 모습은 TV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용납될 수 없는 태도지만, 외국에서는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오히려 감정을 다시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한 감정의 표출이 계속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행동을 통한 감정의 표출은 분노를 다스리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골프를 칠 때 분노를 다스리는 또 다른 방법은 실수를 인정하고 넘기는 것이다. 분노를 억제하는 것을 덕으로 삼는 한국에서는 이러한 방법이 가장 많이 적용된다.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참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스스로에 대해 용납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자세는 다음 샷에 집중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골프를 통해 느끼는 가장 좋지 않은 감정 중 하나가 바로 창피함이다. 나이와 구력에 상관없이 성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골프는 때로 절망감을 주기도 한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으로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은 창피하다는 마음을 없애고 본인이 친 것에 대해 여유를 갖고 당당하게 플레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되겠다.

프로 선수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을 표출한다. 볼을 집어던진다거나 클럽을 발로 찬다거나 몸의 제스처를 크게 하거나 괴성을 지르는 선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모습들이 단순히 화를 내고 상대방에게 해가 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본인에게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샷을 할 수 있게 한다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아마추어들은 분노를 표출함으로써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번주에는 US여자오픈이 개최된다. 어려운 코스로 우승자의 스코어는 반드시 오버파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멋진 샷을 감상하면서 선수들이 어떻게 인내하고 분노를 다스리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이 대회를 관전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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