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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적자’ 김성령 “지수가 어떻게든 벌 받았으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SBS 월화극 ‘추적자’는 손현주ㆍ김상중ㆍ박근형, 세 남자의 카리스마가 월등함에도 김성령(45)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유력한 대권후보 강동윤(김상중 분)의 아내이자 한오그룹 서 회장(박근형 분)의 딸 지수 역을 맡고 있는 김성령은 차가운 겉모습과 사랑을 갈구하는 외로운 내면을 동시에 보이며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다.

아버지인 서 회장이 자신을 버렸다는 소식에 돌변하는 냉혈한 표정을 보이는가 하면 백홍석(손현주 분)에게 납치된 후 시종 눈물을 흘리며 두려움에 떠는 나약한 여자의 모습도 그대로 드러내 시청자를 감정이입하게 했다. 그리고는 냉혈한 남편을 도와 대선 당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모습을 연기하는 김성령은 썩 잘 어울린다. 미스코리아가 된지 20년이 훨씬 넘은 40대 중반임에도 20~30대가 부러워할 만한 아름다운 외모에 화려한 의상도 충분히 소화해 내며, 20대 여성이 표현하기 힘든 정념을 지니고 있다.

“화려하고 부잣집 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공무원 아빠를 둔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죠. 나는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동생(김성경)은 맏며느리감처럼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서지수는 한류스타 PK준과 놀다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홍석의 딸 지수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다. 하지만 지수는 아직 피해자 측에 사과 없이 살아가고 있다.

“내가 만약 백홍석이라면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택시를 잡으러 줄을 서 있다가 새치기를 당했던 기억도 오래 가던데, 내 자식이 그렇다면 한마디로 끔찍합니다. 이렇게 억울하게 당한 사람이 현실 세계에 많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졸아들어요. 정말 상식이 안 통하네요.”

지수는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만 사실은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여자다. 죽은 엄마는 항상 아빠를 떠나고 싶어 했다. 가족간의 유대감을 느껴 보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도 잘못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동윤은 야망 때문에 감정을 짓누르고 있고 지수는 기본적으로 양심 자체가 없는 사람이에요. 지수는 갖고 싶은 것은 가져야 직성이 풀리죠. 없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요.. 그래서 지수가 어떤 형태건 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추적자’는 서 회장과 강동윤이 벌이는 파워게임이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주도권이 왔다갔다 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마음을 졸인다. 마치 큰 승부가 걸린 빅 이벤트 스포츠를 보는 듯하다.

“피를 말리는 것 같아요. 작가가 어쩌면 저렇게 정치와 기업쪽 얘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갈까 하고 감탄할 정도죠. 나는 남편 쪽에 붙어 있지만 박근형 선생님이 진짜 아빠 같아요. 나도 아빠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을 많이 했지만 아빠가 내 딸은 서지원밖에 없다고 했을 때 너무 서운해 대본에도 없던 눈물이 절로 났어요.”


김성령은 아버지와 남편이 파워게임을 벌이는 장면을 보는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두 분이 연기를 너무 잘하신다”고 답했다. “남편인 김상중에게 정말 강동윤 같다고 했더니 기분 나빠 하더라고요. 그의 섬세한 눈빛을 보면서, 도대체 이 사람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가 있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박근형 선생님과의 기싸움도 잘하고 있어요. 김상중이 힘이 없으면 박근형 선생님이 살지 않죠. 양쪽의 힘겨루기가 팽팽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고 봐요.”

김성령은 시청자들이 김상중이 악역임에도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대선에 나오면 뽑겠다는 댓글을 많이 봤어요. 극 중에도 지지율이 70%잖아요. 강동윤이 야망만 빼면 해결사 노릇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 것 같아요”면서 “동윤에게 ‘아빠 자리가 탐나 나를 사랑한다고 했나’라고 물었을 때 ‘맞다’라고 하는 순간 서글퍼졌어요”라고 말했다.


김성령은 “모든 걸 가진 여자가 이발소 집 아들(동윤)을 선택했을 때는 순수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지수는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만 마음은 허하죠. 아빠를 배신하면서까지 사랑 하나만으로 그 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죠”면서 “내가 많은 남자들을 거치면서 생떼를 부린 것이 강동윤에게는 상처가 돼 쉽게 나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동윤을 이해했다.

김성령은 박근형의 카리스마와 송재호의 온화함이 잘 어울린 회덮밥 신과, 후배인 백홍석을 잠깐 배신한 황 반장(강신일 분)에게 백홍석이 코털을 뽑는 걸로 관계를 개선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으며, ‘추적자’가 한류를 겨냥하지 않고 아이돌 배우 없이도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선례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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