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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틀스 · 해리포터 · 007…런던올림픽 개막식, 희망을 수놓다
대니보일 감독 ‘리얼리즘’ 강조
철통보안 불구 언론·SNS 유출

빛·어둠 아우른 4200만弗 대작
펑크록·단편영화등 총3막 구성



‘여왕에서 대공황 시대의 실업노동자까지, 셰익스피어에서 ‘해리포터’까지, 윌리엄 블레이크에서 비틀스까지’

오는 27일 열리는 제30회 런던 하계올림픽 개막식은 영국의 근ㆍ현대사와 오늘의 현실, 미래의 희망을 노래하는 대서사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으로 마약에 중독된 젊은이들의 초상을 통해 영국 사회의 이면을 담아내고,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인도 빈민가를 담아낸 영화감독이자 런던올림픽 개막식의 총감독 대니 보일은 조국의 빛과 어둠을 아우른 3시간, 4200만달러(481억원)짜리 대작으로 올림픽의 문을 연다. 영국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개막식의 세부내용을 ‘극비’에 부쳤지만,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디펜던트, AP 등 언론과 외신들을 통해 면면이 누출됐다. 1만명이 넘는 공연단과 수천만명의 스태프, 취재진의 휴대폰 카메라와 SNS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막식은 총 3막으로 구성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 중 문구인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이 테마이며 배우 겸 감독 케네스 브래너가 등장해 ‘두려워 말라, 영국은 소란으로 가득찰 것이다”라는 작품 속 대사를 읊게 된다.

개막식은 오후 9시, 27t의 종이 울리는 것으로 시작해 유명 영화 시리즈인 ‘007’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단편영화로 이어진다. 버킹엄궁에서 촬영됐으며 최근작의 주연배우인 대니얼 크레이그뿐 아니라 엘리자베스 2세도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19세기 낭만파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는 1막과 2막을 관통하는 소주제다. 1막에선 시 ‘예루살렘’에서 묘사한 ‘푸르고 유쾌한 대지’를 영감으로 산업혁명 이전 목가적인 영국 풍경을 묘사된다. 소와 말, 양, 목양견 수십마리가 실제로 등장한다. 2막은 같은 시에서 등장하는 ‘암흑 속 악마의 맷돌(dark satanic mills)’ 문구가 모티브로 산업혁명이 가져온 자연과 인간성 파괴가 주제다.

3막은 공황과 실업을 넘어 복지와 민주주의 시대를 연 민중의 힘을 예찬하고 현대 세계 대중문화에 영감의 세례를 내린 영국 예술을 찬미한다. 대공황 시대 거센 저항의 물결을 이뤘던 실업자와 공장노동자, 간호사, 광부들을 형상화한 공연단이 등장하고 1948년 이뤄낸 영국의 무상의료제도에 헌사를 보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 팬’부터 ‘메리 포핀스’와 ‘해리포터’ 시리즈까지 영국 아동문학의 걸작 속 캐릭터들도 등장한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개막식 음악감독은 영국의 일렉트로니카 밴드인 언더월드의 멤버 칼 하이드와 릭 스미스로 이들은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과 영국의 육상 영웅을 그린 영화 ‘불의 전차’의 주제곡(반젤리스 작곡)을 비롯해 비틀스, 섹스 피스톨스, 더 후 등 전설적인 밴드의 노래를 선곡했다. 피날레는 폴 매카트니가 선창하고 6만명의 관중들이 따라 부르는 ‘헤이, 주드’다.

한편, 개막식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를 비롯해 딜마 로제프 브라질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사상 최대 규모인 120여개국 정상급 대표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할리우드 스타 커플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 대중 스타들도 객석을 메우게 된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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