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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마스코트 ‘웬록’ 인형 … 中노동자 눈물로 만들어졌다
일당 1만700원 최저임금 수준
주6일근무에 야근만 月120시간
中노동법 허용시간의 3배 넘어

페인트 자욱…보호장비도 없어
5분 지각땐 월급 절반 몰수 등
中생산공장 인권착취 심각 지적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평화와 화해의 상징인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올림픽 마스코트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홍콩의 시민단체 ‘기업의 부정에 반대하는 학생과 학자들(SACOM)’은 지난 24일 조사보고를 내고 런던올림픽 마스코트와 기념품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했다.

이 단체는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중국 공장의 근로자 착취행위를 막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25일 영국의 BBC방송,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ACOM은 지난 5~6월 동안 광둥(廣東)성 소재 둥관(東莞)의 신다완구와 선전의 궁밍장스웨이(工明將石圍)완구공장의 근로실태를 조사했다.

두 공장은 런던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인 ‘웬록’과 ‘맨드빌’을 만드는 곳이다. 그러나 공장의 실제 상황은 마스코트가 가져다주는 친근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조사에 따르면 두 공장의 근로자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하루 72홍콩달러(약 1만700원)에 불과했다. 반면 노동 강도는 높았다. 한창 바빴던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근로자는 주6일 근무에 매일 밤 11~12시까지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근은 한 달에 120시간에 달했다. 이는 중국 법률이 정한 야근 허용시간의 3배에 달한다.

또한 근로자는 위험한 업무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나 보호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신다완구의 공장 내부는 페인트 냄새로 자욱했으며, 근로자의 손에는 페인트가 묻어 있었다. 회사 측은 한 달에 1~2개의 마스크를 지급하지만 부족한 실정이어서 일부 근로자는 스스로 마스크를 준비해 출근해야 했다. 일부는 “침을 뱉으면 페인트 색깔이 난다”고 말했다.

벌칙도 가혹해 신다에선 근무시간에 졸다가 발각되면 2~4시간만큼의 시급을 뺏긴다. 궁민장스웨이의 경우 5분 지각하면 반날치 월급이 날라가고, 모자를 쓰지 않으면 60위안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신다완구 측은 로이터통신에 “회사는 관련 근로법률을 지키고 있으며 근로자를 위해 안전보호설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ACOM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2008년 도덕적 구매준칙을 발표했지만 공장의 실태를 보면 이 준칙이 준수되고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중국 기업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과거 올림픽대회 때와 비교하면 “이익이 안 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의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런던올림픽은 절호의 비즈니스 기회지만 예전같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 의회는 2014년부터 올림픽 개막식과 폐회식 때 미국 대표팀이 미국산 유니폼을 입도록 의무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대표팀 메이드 인 USA 법안’을 제출한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민주)은 “이번에 도입된 새로운 정책은 미국 선수와 노동자 모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대표팀이 런던올림픽 개막식 때 입기로 한 유니폼이 중국산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현지에서 비난 여론이 일어난 바 있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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