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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환 끝내 눈물...불운 속에 일궈낸 값진 銀메달에 전국민 “마린보이, 파이팅!”응원
“인터뷰 내일 하면 안 돼요? 죄송해요.”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뒤 가진 ‘마린보이’ 박태환(23ㆍSK텔레콤)의 인터뷰는 그렇게 끝이 났다. 그는 기자들과 대화 도중 눈가를 만져가며 꾹꾹 참았던 눈물을 결국 왈칵 쏟아내고 말았다.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으나 ‘라이벌’ 쑨양(중국)에 1위를 내주고 2위에 그친 안타까움보다 ‘불운’ 탓에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커 보였다.

박태환은 28일 오후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당했을 때도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충격은 커 보였다. 예선 직후 한 방송국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도 다소 황당한 표정으로 판정 이유에 대해 “내용을 잘 몰라서 모르겠다”고만 했다.

박태환은 은메달을 ‘판정’ 탓으로 돌리지 않는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후에 경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답답했다. 그 판정의 영향이 결선에서 나왔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며 “같은 아시아권 선수인 쑨양이 우승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사실 박태환은 결승에 임할 수 있는 최선의 ‘몸 상태’가 아니었다. 이미 예선 탈락했다고 생각했기에 결승 대비를 위한 일련의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보통 결승에 오른 수영 선수는 예선의 피로를 풀기 위한 회복훈련을 한다. 훈련은 ▷물 속 ▷지상 웨이트 ▷수면 등 3단계로 이뤄진다. 그러나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갑작스런 판정 번복으로 90분 가량 걸리는 휴식과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또 박태환은 FINA로부터 ‘결승행’ 통보를 받았을 때 다음날 있을 자유형 200m 예선을 대비한 ‘쿨 다운(cool down)’ 훈련에 들어가 있었다. 몸을 다시 ‘웜 업(warm up)’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더욱이 갑작스런 실격 판정으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도 그의 몸을 더 위축시켰을 것이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태환도 인터뷰 중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아유, 아유, 미치겠네”라고 자신의 가슴팍을 치며 자책하다 이윽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박태환은 한국 수영사에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겼다. 아직 일정이 끝난 것도 아니다. 자유형 200m와 1500m가 남아있다. ‘어려움’ 속에서 값진 메달을 일궈낸 그에게 다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마린보이, 파이팅!”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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