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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강민의 런던통신③] 오심으로 얼룩진 올림픽, 英한인회도 뜨거운 눈물
“정말 분통이 터져 한숨도 못 잤다!”

2012 런던올림픽 4일째 나는 이날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고국의 기상을 전세계에 알리려 노력했다.

이밖에도 나는 경기장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만큼은 경기장을 못가는 한국교민들과 함께 런던 뉴몰던 한인타운에 자리한 아담한 공간을 확보해 응원전을 펼치게 됐다.

마침 방송에는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전이 중계됐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신아람 선수. 그는 앞서 펼쳐진 32강, 16강, 8강에서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들과 전혀 밀리지 않고 싸워 이겨 올라왔다.


신아람 선수는 세계랭킹 12위로서 자신보다 신체조건이 월등하고, 상위 랭커들을 제치고 준결승 무대에 올라선 셈이다. 한국인으로서 얼마나 가슴 뭉클한지 감동 그자체였다. 그는 긴 팔을 이용해 다양한 공격옵션으로 상대선수를 효과적으로 상대했다.

이처럼 화려하게 날개 짓을 하던 신아람을 꺾은 것은 신체적 약점도 기술의 열세도 아니었다.

그는 유럽의 텃세에 기인한 오심에 고개를 떨군채 울음을 터뜨려야 했다. 신아람은 이날 영국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전에서 ‘멈춰버린 1초’ 때문에 패했다.

이날 주심이었던 바바라 차르는 두 선수가 마지막 1초를 남겨두고 3번의 플레이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시간 오작동이라며 다시 1초의 경기 시간을 추가했다. 결국, 신아람은 독일의 하이데만의 찌르기 공격을 받고 결승 진출권을 내줬다.

신아람과 감독의 항의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경기 이후 AFP 통신은 여자 에페 준결승전을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5대 판정 논란으로 선정했고, 국제펜싱연맹(FIE)은 경기 판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신아람 선수의 스포츠 정신을 기리는 특별상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처럼 어이없는 판정에 나는 물론 신아람 선수의 뜨거운 눈물을 애타게 바라보는 영국 한인회 가족들 모두 두 손 모아 간절히 원했건만 신아람의 눈물은 끝내 마르지 않았다.

신아람의 눈물을 본 박영근 영국 총 한인회 회장님은 계속되는 한국에 대한 심판들의 오심에 대해 “정말 우리는 기억하고 꼭 그들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반성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현지 런던에 살고 있는 영국 국민들도 그 판정에 대해서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침체된 한인회의 분위기를 살린 건 우리의 자랑스런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의 200m 자유형 은메달 소식이었다. 수영에서의 은메달 획득은 한인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마치 엄마의 모습처럼 간절한 광경이었다.

런던(영국)=가수 강민, 정리=최준용 기자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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