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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효주 “박근형선생님께 칭찬 들어 좋았어요”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박효주(29)는 SBS ‘추적자’에서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조남숙 형사를 연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영화 ‘추격자’와 드라마 ‘별순검’ ‘에어시티’ ‘소녀K’ 등에서도 형사나 특수요원을 맡아 ‘형사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형사를 맡다보니 의상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투피스를 입고 나타난 그는 완전 여자로 바뀌어 있었다.

“저에게 형사 역이 자주 주어지는 이유가 있겠죠. 형사의 매력은 남성성이 강한 직업이어서가 아닌, 뭔가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이에요. 연기하는 데도 날것의 느낌이 있어요.”

박효주는 “형사 역을 많이 했지만 다 다릅니다. 이번에는 두 차례 이혼한, 아픔을 아는 소시민 여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과 권력 앞에서 초연해지기 어려운 사회에서 올바름과 직업정신을 지키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깊게 각인됐다. 실제로 식당 주인 할머니로부터 “의리 있다”며 돈가스를 얻어먹기도 했다고 한다. 

박효주가 화장도 안 하고 단벌로 나와도 호평받은 것은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 덕도 있지만 연기에 충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박효주는 “배우들도 다양화하고 있고 시청자들도 인형놀이를 원하는 게 아니에요. 드라마를 만드는 이유를 공감하고 대변하면서 보시는 것 같고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를 반겨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드라마 `추적자` 조형사역의 탤런트 박효주.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박효주는 “처음 1~2부 대본이 담긴 시놉시스를 받고 놀랐어요. 앞으로 연기하면서 이런 대본을 받아볼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있었고, 사건 흐름과 멜로는 우리도 대본받을 때마다 항상 기대하게 만들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추적자’는 권력에 눌려 지내는 서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시켰고 그들의 상처에 연고를 발라준 작품이었어요”라면서 “백홍석 앞에 딸인 수정이가 나타나 ‘아빠 무죄야’라고 말했던 애잔한 결말이 인상 깊었어요”라고 했다.

박효주는 손현주와 김상중 같은 선배와 연기하게 돼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손현주 선배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역할만 주인공이 아니라, 듬직하고 믿음성 있고 그 자리에 딱 알맞은, 주인공다운 주인공이죠. 김상중 선배도 마찬가지예요. 손현주여서, 김상중이어서 더 지지할 수 있었어요”라면서 “현장에서의 백홍석 캐릭터와 그 사람이 따로 놀았다면 현장에서의 집중도는 달랐을 것입니다. 손현주 선배가 절벽에서 떨어질 때, ‘선배님 이렇게 죽으면 안 돼요’라고 절박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도 손현주 선배의 바른 성품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손현주 선배는 정말 쉽지 않은 역할인데도 한 번도 어떤 배우, 어떤 스태프에게도 인상을 쓰지 않았어요. 존경심이 절로 나오더라고요”라며 선배들에 대해 찬양에 가까운 인상기를 전했다.

박효주는 “김상중 선배는 악역의 품격을 보여주었어요. 악역인데도 섹시했죠. 화이트 셔츠를 단정하게 맞춰 입고, 깃이 구겨질까봐 고개를 살짝 돌리더라고요”라면서 “김상중 선배에게는 역할에 집중하는 걸 배웠어요”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맡을 직업에 구애받지는 않겠지만 똑같은 것의 반복으로 인이 박히는 것은 싫어해요. 하지만 직업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심리 스릴러 ‘양들의 침묵’의 형사는 지금 봐도 멋있거든요.”

박효주는 “‘추적자’로 대중적으로 저를 알릴 수 있어 좋았어요. 헬스클럽의 러닝머신을 뛰는 사람들이 일제히 ‘추적자’를 보던 모습이 신기했어요”라면서도 드라마가 끝난 후 손현주 선배가 ‘허상이야. 구름 같은 거야, 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해’라고 말해준 데 대해서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박근형 선생님은 얼마전 종방연에서 처음 만났는데 조금도 들뜨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헤라야, 핸드폰 못 찾으면 다시 들어올 생각 말아라’라고 말할 때 눈 하나 깜짝 않던 그 표정에 놀랐고, 송재호 선배님과의 회덮밥 신을 보고는 문자를 보내고 싶었어요. 박근형 선생님은 후배들이 연기 못하면 지적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와요. 저도 처음에는 ‘조 형사가 누구냐’라는 말도 했다는데 나중에는 칭찬해주셔서 너무 기분 좋았어요.”

박효주는 차기작인 영화 ‘감기’에서는 ‘추적자’때와는 전혀 다른 역할을 맡았다. 출세욕에 사로잡힌 감염내과 의사를 어떻게 표현할지 또 한 번 기대된다. 발레를 하다 고교 때 허리를 다쳐 방황하다 연기의 길에 입문한 박효주는 공동작업인 작품 활동이 끝나면 휴식은 절대 혼자 시간을 보낸다.

wp@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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