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소설가 공지영씨가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의자놀이’(휴머니스트)를 펴냈다. 쌍용자동차 77일간의 파업을 다룬 이 책은 출판사상 첫 재능기부프로젝트로 기획, 인세와 수익금 전액이 쌍용자동차 해고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부된다.
공씨는 르포르타주를 쓰게 된 계기를 트위터를 통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후 13번째 죽음인 임성준씨와 고아가 된 남매의 이야기를 접하고 난 후, 누군가의 절대절명의 마지막 7분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책에서 털어놨다.
공씨는 “22개의 죽음을 보며 고통과 죽음이 전염병처럼 번질 것 같아 이 싸움에 뛰어들어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며, 특히 쌍용자동차 문제는 상대해야 할 실체가 없어 마치 유령과 싸우는 것 같았다고 했다.
쌍용자동차는 2005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돼 정리해고가 단행됐으며 2011년엔 인도 마힌드라사에 다시 매각 등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공 씨는 쌍용자동차 사건을 의자놀이와 유령이란 두 단어로 압축했다.
정리해고는 노동자들끼리 생존을 걸고 싸우는 잔혹한 의자놀이와 같다는 것이다.
공씨는 2012년 3월 마지막 밤 대한문 앞, 분향소 영정의 노동자,22번째의 죽음을 시작으로,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파헤쳐 나간다. 해고와 기술이전, 상하이차의 철수, 회계조작 의혹 등 조심스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파고든다. 복잡하게 얽힌 사안과 숫자 앞에서 알고 싶지 않아 하는 이들을 위해 쉽게 풀어 전달하려 애쓴 게 엿보인다.
소설 ’도가니’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공씨는 소설이 아닌 현실을 쓴다는 어려움도 털어놨다. “이번 책은 이것은 르포르타주라는 이름으로 해야만 했기때문에 수치, 정황 이런 것에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서 많은 부분에서 매이게 되는게 소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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