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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된 손’ 누나, 얼굴 공개 이후의 파장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지난 13일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누나의 못된 손 때문에 고민이라는 고3 남자가 출연해 “6살 많은 누나가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내 몸을 터치한다. 저의 중요 부위까지 만져 수치스럽다”고 고백해 시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은 ‘개콘’으로만 봐야지 실제 상황으로 공개돼 당황한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물론 당사자는 심각한 고민거리였기 때문에 이를 고백해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는 있다. 하지만 매우 비정상적인 모습이라 불편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고민 당사자들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공개돼 파장이 만만치 않다. ‘못된 손’ 누나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오르고 ‘변태가족’이라는 댓글도 눈에 띈다.

과거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에서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폭행하고, 형수와 시동생이 하룻밤을 보내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에피소드가 나와 ‘막장 드라마’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이번 경우는 드라마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못된 손’ 누나 사례가 얼마나 막장적인지는 누구나 안다. 남녀 관계에서 특정행위에 대해 상대방이 좋아함을 느끼면 애정이지만 상대방이 싫어하면 추행이 성립된다. 성인 남성에 가까운 남동생이 수치심을 느낀다고 했으니 이건 추행에가깝다. 하지만 남녀관계라고 하기 힘든 가족관계다. 

누나에게 트라우마나 상처가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사사롭게 치료가 필요한 환자인지도 모른다. 누나는 “어릴 때부터 동생을 돌봐왔기에 동생의 아기 때 모습이 강하게 남아있다. 크면서 무뚝뚝해진 동생의 관심을 받고 싶어 일부러 장난으로 만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게 공개적으로 방송으로 나갔을 때의 파급효과를 한번쯤은 생각했으면 한다.

시청자의 수용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에 토크쇼에서 좀 더 속 깊은 이야기가 가능해진 세상이고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 것이 단순 가십거리로 치부되지 않고 공감과 격려로 이어지는 시대가 되었다.(‘힐링캠프’의 최영인 PD) 그렇다고 모든 고민과 사례들이 공개적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안녕하세요’는 솔루션을 제시하지 않는 프로그램이고 연예인 패널들과 고민을 놓고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라 이 점은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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