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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율할 ‘떼창’의 감동…“코리아 팬, 당신들이 최고”
해외 유명 뮤지션 ‘한국공연’ 반기는 이유는
에미넴 “한국 떠나고 싶지 않다”
두팔 들어올려 ‘하트’표시 이례적

메탈리카 “등골이 오싹할 정도”
미카·마룬 파이브 등 줄잇는 재방문
공연 기피국가서 ‘힐링캠프’각광


지난 19일 오후 9시 무렵, SNS를 통해 사진 몇 장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첫 내한공연을 펼친 미국의 정상급 래퍼 에미넴이었다. 2만여 관객을 향해 두 팔을 들어올려 하트 모양을 그리는 사진 속 에미넴의 모습은 공연장 안 팬들뿐만 아니라 공연장 바깥 팬들까지 열광시켰다. 하트 모양을 그리는 살가운 에미넴의 모습은 그동안 그가 보여준 과격한 행동과 성격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에미넴이 하트 모양을 그리며 팬들에게 남긴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멘트가 SNS를 뜨겁게 달궜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에미넴 떼창’이라는 키워드가 올라왔다.

해외 유명 가수들의 공연 기피 국가였던 한국이 이제 뮤지션들의 ‘힐링캠프’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해외 가수들에게 있어 한국은 투어 도중 시간 나면 잠시 들러주는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공연을 주요 일정으로 잡는 해외 가수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원동력은 가수의 노래를 일제히 열정적으로 따라 부르는 이른바 ‘떼창’이라는 공연문화다. 

지난해 내한공연을 가졌던 미국의 인기 록그룹 마룬 파이브(Maroon 5)가 올해도 다시 한국을 찾는다. 마룬 파이브는 다음달 14일과 15일 서울과 부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011년 5월 26일 부산 KBS홀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4- 마룬파이브 내한공연’ 중인 마룬 파이브의 모습.                                                                                                       [사진제공=현대카드]

▶‘코리안 스타일’관객 문화에 감동한 해외 가수들=내한공연을 경험한 해외 가수들은 하나같이 한국 팬들의 ‘떼창’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다. 지난 2006년 내한공연 후 인터뷰를 가진 메탈리카(Metallica)의 보컬 제임스 햇필드는 “우리가 ‘마스터 오브 퍼펫츠(Master Of Puppets)’를 연주할 때 관객들이 기타 리프까지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등골이 오싹할 만큼 전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메탈의 신’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보컬 롭 핼포드는 자신들의 히트곡 ‘브레이킹 더 로(Breaking The Law)’를 연주하는 내내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2009년 ETP 페스트에 참가한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의 보컬 프레드 더스트는 펜스를 타고 기어올라 2층 객석까지 난입하는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2003년 내한공연을 가진 메릴린 맨슨(Marilyn Manson)은 공연 도중 흥분해 스피커 등 전기장비 앞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다 정전돼 공연을 중단하는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22일 서울에서 공연을 연 자미로콰이(Jamiroquai)는 공연 하루 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4년 전 내한공연 당시 한국 팬들의 함성은 우리를 비틀스로 만들어줬다”며 ‘떼창’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9일 내한공연을 펼친 미국 정상급 래퍼 에미넴.

▶공연 만족도 1위…꼭 한번 와보고 싶은 나라 ‘코리아’=실제로 ‘떼창’을 경험한 해외 가수들의 재방문 비율은 대단히 높다. 미카(Mika)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내한공연을 가졌다. 미카는 공연 도중 수천 개의 종이비행기를 접어 무대 위로 날리는 팬들의 모습에 감동해 트위터에 직접 후기를 남겼다.

지난해에 내한공연을 펼친 마룬 파이브(Maroon 5)의 보컬 애덤 리바인은 한국 공연이 확정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가장 공연하기 좋았던 곳은 한국이다. 최고의 팬들이다!”라는 멘션을 남기기도 했다. 마룬 파이브는 다음달 14일, 15일 서울과 부산에서 공연을 갖는다.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자신의 월드투어 첫 무대를 서울로 정해 지난 4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공연 내내 쉬지 않고 열렬하게 ‘떼창’으로 호응하는 한국 팬들의 열정이 해외 가수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내한공연을 해보지 않은 해외 가수가 있을 순 있어도, 내한공연을 해본 해외 가수가 다시 한국을 찾지 않는 경우는 없다는 말이 생겨난 이유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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